경남 진주시 정촌면 뿌리산업단지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가 발견됐지만, 이 화석산지를 원형으로 보존하느냐와 이전해 복원 하느냐를 두고 관계 기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13일 토목 분야 2명, 보존 분야 1명, 화석 분야 3명 등 평가위원 6명으로 구성된 문화재위원 평가회의를 열고 정촌 뿌리산단 화석산지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할지를 장시간 논의했으나 결정을 보류했다고 14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추후 날짜를 정해 평가회의를 다시 열고 화석산지를 보존할 세부적인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4일 열린 전문가 회의에서 뿌리산단 화석산지의 문화재 지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화석 분야에서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해 평가회의까지 진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평가회의에서는 위원 6명이 부여한 점수를 평균해 화석산지의 보존방법을 결정한다. 100점 만점 기준으로 63.92점 이상~74.31점 미만이면 이전 복원하고, 그 이상이면 원형 보존하게 된다.

정촌뿌리산단 화석산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면 보호시설 등을 설치해 화석 산지를 원형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지 않으면 발견된 화석을 이전해 복원하게 된다. 진주뿌리산단개발㈜ 측은 화석산지를 현지 보존하려면 토지 보상비 140억 원과 보호시설 설치비 230억 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화석을 이전해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렇게 되면 화석을 충분히 조사하지 못한 채 화석산지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뿌리산단 화석산지에서는 8개 지층면 가운데 3개 지층면에서만 7714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진주시는 문화재청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지만, 시민단체는 원형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