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구, 종업원 생계 대책은 빠져
- 구의회 “일정 기간 지원금 줘야”

부산 북구가 구포 가축시장 상인회와의 합의를 통해 가축시장 폐쇄를 이끌어 냈으나, 오랫동안 시장에서 일한 종업원의 생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부산 북구의회는 구포 가축시장 종업원 15명이 생계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의회에 접수했다고 6일 밝혔다. 시장 종업원들이 의회에 탄원서를 낸 건 지난달 30일 북구와 가축시장 상인회가 합의한 내용 중 종업원 생계 대책은 빠져 있기 때문이다.

상인회는 합의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도축을 중단하고, 같은 달 12일까지 가축시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북구는 그 대가로 관련 조례에 따라 상인들에게 매달 310여만 원의 생활안정 자금을 지급하고 새로 건립될 구 소유의 상가를 상인들이 20년 동안 사용할 권리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처럼 북구는 상인을 위해서는 여러 보상 및 지원책을 마련했으나, 짧게는 6년부터 길게는 30년 이상 가축시장에서 일해온 종업원을 위한 대책은 없는 상태다.

이 때문에 다음 달이면 종업원들은 실직자 신세가 돼 생활고에 직면한다. 더욱이 종업원 대부분은 4대 보험에도 가입돼 있지 않아 실직에 따른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구포 가축시장 종업원 대책위원회 하강덕 대표는 “종업원은 상인처럼 많은 보상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종업원들이 생계에 대한 걱정 없이 다른 직장을 알아볼 수 있도록 구가 일정 기간만이라도 생계비를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업원의 탄원서를 접수한 구의회는 구 집행부를 비판했다. 북구의회 김태식 의원은 “북구는 종업원을 지원할 근거가 없다지만, 애초에 상인을 지원할 근거도 없기는 마찬가지였다”며 “처음부터 조례에 종업원 지원 규정을 담았더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의회는 앞으로 관련 조례를 개정해 가축시장 종업원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북구는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북구 관계자는 “우선 종업원이 상인에게 충분한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조례가 개정되면 생계비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동우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