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탄 승용차 3000여 대를 실은 5만8000ｔ급 자동차 운반선이 경남 통영에 무단 입항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9일 경남 통영세관과 마산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자동차 운반선 ‘신세리티 에이스’호(사진)가 통영시 광도면 안정국가산업단지에 무단으로 입항했다. 파나마 선적으로 일본 선사가 운영하던 이 배는 지난해 12월 일본에서 자동차를 싣고 미국으로 항해하던 중 불이 나 선원 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적재한 자동차 3000여 대도 불에 탔다. 엔진 등 항해 설비도 파손되고 선체도 일부 기울면서 자력 항해도 불가능해졌다.

사고 선박은 국내 한 업체가 중고선박 매물시장에 나온 것을 35억 원에 사들여 재활용하겠다며 국내로 들여오려 했다. 그러나 불에 타 못쓰게 된 승용차는 국가 간 이동이 엄격히 금지된 폐기물로, 국내 항구에 정식 입항허가를 받지 못했다. 이 배는 한 달 가량 남해안을 떠돌다 결국 통영시 안정국가산업단지 내 문을 닫은 조선소 안벽에 무단으로 정박했다. 이 배를 예인했던 선박이 기름이 떨어져 긴급구난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무단 정박을 강행했다.

마산지방해양수산청 등 관계기관은 이 선박이 허가 없이 무단 입항한 만큼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 통영세관 관계자는 “선박에 적재된 폐자동차는 환경부 장관의 허가 없이는 국내 반입이나 수입 통관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