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 아미동 일대에서 유래된 무형문화재 ‘구덕망깨소리’가 4년여 만에 기획공연을 선보인다.

	지난해 열린 한국민속예술축제 경연에서 공연 중인 구덕망깨소리의 모습. 서구 제공

부산 서구는 오는 22일 오후 송도해수욕장 오션파크에서 구덕망깨소리 보존회 주최 기획공연 ‘구덕망깨소리 전국에 울려 퍼지다’를 진행한다고 19일 밝혔다. 부산시무형문화재 11호인 구덕망깨소리 공연과 함께 ‘부산농악’ ‘부산고분도리걸립’ ‘대구 날뫼북춤’ 등의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구덕망깨소리가 대중 앞에 기획공연 형식으로 선보이는 건 2015년 구덕민속예술관 공연 이후 4년여 만이다. 매년 정기공연을 치르며 지난달 18일에도 구덕민속예술관에서 공개행사를 가졌지만,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장소에서 공연을 펼친다.

구덕망깨소리는 과거 큰 건물이나 집을 지을 때 망깨라는 도구를 이용해 담장이나 기둥을 세울 곳의 땅을 다지는 작업과 노동요가 포함된 전통민속 문화재다. 망깨는 넓적한 돌 또는 쇳덩이를 4~5개의 손잡이나 줄로 묶어 만든다. 일꾼들이 줄을 힘껏 당겨 올렸다가 놓으면 망깨가 땅에 부딪히면서 땅이 점점 견고하게 다져진다. 터를 다지기 위해 망깨로 터를 다지는 망깨질과 노동의 고단함을 덜고 호흡을 맞추기 위한 노래가 합쳐져 망깨소리가 됐다. 작은 망깨질, 큰 망깨질, 쾌지나 칭칭 소리 등 총 4개 장으로 구성되며 각 장 별로 예능보유자가 1명씩 있다.

구덕망깨소리는 2001년 10월 17일 시 무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됐다. 전통건축에서 터를 다지는 도구인 망깨와 터다지기 작업과정의 옛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민속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덕망깨소리는 지난해 부산민속예술축제에서 최우수상을 받았고, 부산 대표 자격으로 출전한 한국민속예술축제 경연에서 은상을 받았다. 이번 기획공연은 전국대회 입상 기념으로 진행된다.

구덕망깨소리는 서구 소재 구덧민속예술관에서 매달 두 차례 전수교육으로 명맥을 유지한다. 시의 무형문화재 전승지원금과 민간위탁 지원금 등을 받는 상황이지만 이수자 및 장학생 지원비용은 부족한 상황이다. 구덕민속예술보존협회 허동원 공연기획부장은 “지역 무형문화재의 원형을 유지하고 보유하면서 이어나가려고 노력 중이지만 갈수록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번 기획공연 기회를 통해 본고장 부산시민이 많이 알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