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7곳 중 50곳 … 1ｍ 내려앉기도
- 1~20㎝ 침하 업체도 39% 달해
- 주천강 인근지역 피해발생 집중
- 경영자협회, 산단공 손배소 추진
경남 김해시 조사 결과 골든루트 산업단지 입주사 중 전체 40%가 지반 침하에 따른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지반이 무려 1ｍ 내려앉거나, 건물이 기운 업체도 있었다.
김해시는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골든루트 산단 지반침하 피해 전수조사를 한 결과 117개 업체 중 20㎝ 이상 땅이 내려앉은 업체가 50개사(42.7%)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기준 내 침하(1~20㎝)는 46개사(39.3%), 피해가 없는 곳이 21개사(18%)였다.
피해를 본 업체 가운데 A사는 지반이 무려 1ｍ나 침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업체는 공장 내부도 침하가 진행돼 복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반 침하 폭이 90㎝인 업체가 1곳 있었고, 60㎝인 업체는 2곳, 50㎝인 업체가 3곳이었다. 바닥이 50㎝ 꺼진 업체 1곳과 30㎝ 침하한 업체 1곳은 사무동 건물이 기울고 있었다.
지반 침하는 주로 산단 아래쪽은인 주천강 부근에서 집중해 일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천과 가까운 탓에 지반이 연약해 침하가 일어나는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반면 산단 상단부인 남해고속도로 인근의 업체들은 피해 정도가 덜했다. 산단 좌우에 야산이 있어 지반이 비교적 튼튼한 것으로 추정된다.
침하 피해와 관련해 골든루트산단경영자협의회는 지난 20일 회원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업체들은 산단 시행사인 한국산업단지공단을 거세게 성토했다. 한 회원은 “공기업에서 조성한 산업단지여서 믿고 입주했는데 이렇게 심하게 지반 침하가 일어날 수 있나. 사실상 ‘사기분양’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영자협의회는 피해보상대책기구를 구성하고, 경영자협의회를 사단법인으로 등록하기로 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등을 하기 위한 조처다. 협의회는 청와대와 경남도 등에 철저한 피해 조사를 요구하는 내용 등을 담은 결의문을 보내기로 했다.
협의회는 최근 골든루트산단에서 현장실사를 벌였던 더불어민주당 김정호(김해을) 국회의원, 김해시, 김해상공회의소 관계자와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정회성 골든루트산단경영자협의회장은 “공신력을 믿고 분양을 받았는데 끝없이 지반 침하 피해가 나 화가 난다”며 “어려운 회원사들의 입장을 감안해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