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문은 절대 없었다 장담” 주장
- 장동익 씨 “목소리 기억해” 반박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고문·조작 사건으로 결론 낸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을 수사했던 전·현직 경찰들이 법정 증언대에 섰지만 “기억이 없다” “모른다”는 대답으로 일관했다.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옥살이한 최인철(58) 장동익(61) 씨는 이들을 보자 “똑똑히 기억난다”며 맞섰다.

27일 부산고법 형사1부(김문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장 씨의 재심 신청 두 번째 심문기일에 1991년 사하경찰서 형사7반 소속으로 사건을 맡았던 경찰 두 명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변호인은 당시 형사과장을 포함한 경찰 등 7명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이들은 연락이 닿지 않아 출석하지 않았다.

증인들은 고문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형사반 막내였던 증인 A 씨는 “전입한 지 3개월 때 선배 따라 경찰 사칭 혐의로 최 씨와 장 씨를 체포한 기억이 있다”며 “신입이라 심부름이나 했지 조사에 참여 안 했고 고문에 가담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씨는 “첫 조사 때 증인이 내 옆에 앉아 ‘모른다’고 답할 때마다 귀를 잡아 흔들고, 물고문으로 몸이 젖었을 때 수건으로 나를 닦아주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장 씨도 “증인이 유치장에서 나올 때 내 눈에 테이프 붙이고 ‘보이나’고 물어봤다. 시력이 안 좋기 때문에 청각은 다른 사람보다 발달했다. 증인 목소리를 또렷하게 기억한다”고 반박했다.

증인 B 씨는 “우리 경찰서에서 고문은 절대 없었다고 장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장 씨는 B 씨와 A 씨가 함께 자신을 유치장에서 데리고 나왔다고 기억한다. B 씨는 이 사건을 전혀 모른다고 하다가 당시 현장검증에서 찍힌 자신의 사진을 보고는 “나는 맞는데 28년 전 일이라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최 씨 등은 1990년 사상구 낙동강 갈대숲에서 살해된 여성 시신이 발견되자 범인으로 몰려 21년간 옥살이했다. 검찰과거사위는 최근 이 사건이 경찰의 고문으로 조작됐다고 결론 냈다.

다음 심문기일은 다음 달 18일 오후 3시 열린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