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완도군 뒤늦게 경쟁 참여
- 지역 시민 ‘유치협의회’ 발족
- 시의회 ‘결의안’ 채택 등 총력전

온화한 해양성기후 조건을 갖춘 경남 거제시가 산림청이 추진 중인 ‘남부권 국립 난대수목원’을 유치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 전남 완도군이 뒤늦게 경쟁에 뛰어들자 거제시의회가 유치 결의안을 채택했고 시민은 추진협의회를 발족하는 등 총력전에 돌입했다.

2일 경남도와 거제시에 따르면 산림청은 지난해 12월 제4차 수목원진흥기본계획(2019~2023)에 남부권 난대수목원 조성계획을 반영했다. 이 사업에는 국비 1000억 원이 투입된다.

시는 동부면 구천리 산 96 일원 국유림 200㏊에 난대수종 전시원(상록활엽수원), 난대림 연구센터, 전시 온실, 방문자센터 등을 갖춘 난대 수목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상지는 연평균 기온이 14.3도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은 온화한 전형적인 해양성 기후를 지녀 난대식물 생육환경 적지로 주목받는다. 이곳 주변에는 거가대교가 있어 부산·울산으로 통하는 광역교통망이 갖춰졌고, 남부내륙철도가 개통하면 서울·수도권에서도 접근하기 쉽다. 대상지는 시가 2009년부터 난대수목원 조성을 준비한 지역으로, 그동안 사유지 매입과 임도 개설, 전기 시설을 갖추는 등 기반시설을 이미 조성한 것도 장점이다.

조선업 불황에 따른 경기 침체를 수목원 조성을 통한 관광벨트화로 극복하겠다는 게 시의 전략이다. 국립 난대수목원 조성 시 거제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1000만 명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전남 완도군이 도립 수목원인 ‘완도 수목원’을 국립 수목원으로 승격시키겠다는 구상으로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거제시의회는 지난달 16명 의원 만장일치로 ‘국립 난대수목원 거제 유치를 위한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난대수목원을 거제에 유치하는 데 힘을 실었다. 시의회는 결의안에서 “거제는 조선업 불황에 따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됐을 만큼 지역경제가 어렵다. 해양관광 자원과 연계한 산림복지 인프라 구축을 위해 국립 난대수목원 거제 유치를 강력히 건의한다”고 밝혔다.

거제지역 기관·단체장과 시민 등으로 구성된 ‘거제 국립 난대수목원 범시민유치협의회’는 오는 5일 시청에서 발족식을 갖고 유치 결의대회에 나선다.

산림청은 거제와 완도 두 지자체를 대상으로 이달 중 현장 심사와 사업추진 타당성 평가를 실시하고 다음 달 중으로 대상 지자체를 결정할 계획이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