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과 사전계약 재배 농가 중
- 경남서는 창녕·합천·함양 국한
- 김해·밀양 등 농민 차별에 분통

양파 가격 폭락으로 농민의 마음이 타들어 가는 가운데, ‘주산지’ 농가에만 폭락에 따른 지원금을 주는 정부 정책이 재배 농민을 두 번 울린다.

4일 김해시와 밀양시에 따르면 농림부는 양파를 비롯한 채소류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을 위한 보상책으로 채소가격 안정화 사업을 시행 중이다. 양파,마늘 등 양념류 6종이 대상이며 농민이 생산비도 건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수확하지 않고 폐기 처분할 경우에 지원금을 준다.

농민이 농협과 사전 계약 재배를 한 경우에 지급하며 지원금은 국비, 지방비, 농협지원, 자부담 등으로 이뤄져 있다. 양파의 경우 ㎏당 344원을 농민에게 준다.

문제는 보상 대상이 ‘주산지’ 농가에만 국한한다는 점이다. 주산지는 정부와 광역 시·도가 지정 고시하는데 경남의 양파 주산지는 창녕, 합천, 함양이다.

이 때문에 주 생산지 외 나머지 지역 농가는 속만 태우고 있다. 올해 김해의 경우 한림면 등 12개 농가가 56㏊에서, 밀양은 385개 농가가 60㏊에서 양파를 재배해 최근 수확했다. 농가들은 현재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 등지로 보내 시판에 들어갔지만 가격 하락으로 제값을 받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양파는 올해 유래 없는 대풍이어서 가격은 경매가 기준으로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 ㎏당 430원까지 뚝 떨어졌다. 김해시 한림면의 A 농가는 “빚까지 내서 재배했는데 인건비도 건지기 어렵게 됐다”며 “수확하지 않고 폐기하고 싶었지만 최소한의 지원도 받을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수확해야 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밀양시 상남면 B농가는 “인건비가 아까워 도시에 나가있는 아들 내외와 친지를 불러 겨우 수확했다. 저온 보관창고도 없는데 앞으로 어떻게 팔아 치워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해시의회 김종근 사회산업위원장은 “정부의 지원책 현실화가 시급하다”며 “정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농가 지원을 위한 시 조례 제정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권대현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가의 어려움을 십분 헤아려 농가를 위한 대대적인 판매 촉진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