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급액 월 10만 원서 하향조정
- 총 2300명… 예산 20억 넘어
- 재정자립도 10% 처지라 부담
- 부결땐 “복지확대 발목” 역풍

경남 고성군이 전국 최초로 청소년 수당을 지원하려고 고성군의회에 제출한 조례안 심사가 시작된다.

군의회에서는 군의 재정 자립도가 낮아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지만, 의원이 나서서 복지 확대를 막아선다는 비판도 우려해 조례안이 통과될지 관심이 모인다.

고성군 의회는 15일부터 22일까지 제245회 임시회를 열고 군이 제출한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지원 조례안’ 등 8건의 안건을 처리한다.

이 조례안은 백두현 고성군수가 지난 1월 ‘청소년 수당(꿈페이)’ 시책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군비 28억 원을 들여 지역 내 13~18세 청소년 2300여 명에게 수당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애초 발표 때는 매월 10만 원 수당을 지급할 계획이었지만, 보건복지부와 협의 과정에서 13~15세 월 5만 원, 16~18세 월 7만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핫 이슈’로 떠오른 이 조례안 통과 여부를 놓고 군의회의 고민은 깊다. 군의 재정 자립도가 1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청소년 수당 명목으로 20억 원이 넘는 군비를 편성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군이 조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의회 의견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추진한 데 따른 반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전국 처음으로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좀 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결할 경우 역풍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의회가 나서서 주민 복지를 가로 막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어서다. 의원들로서는 청소년 자녀를 둔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보건복지부와 협의로 수당이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의회가 지원 규모를 손질하는 식으로 개입할 여지도 좁아진 상태다.

조례안이 통과될 경우 청소년 수당은 각 개인에게 지급하는 전용 카드(전자바우처카드)에 포인트로 입금된다. 카드는 고성군 내 등록 가맹점에서 본인만 사용할 수 있다. 지역 자금의 타 지역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군은 청소년 수당 지원이 미래 자산인 청소년들의 자기 계발과 복지 향상,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들어주는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군 의회 관계자는 “전국 최초의 청소년 수당 지원을 놓고 원안대로 통과하자니 의회의 자존심이 상하고, 부결하자니 부담스러워 이래저래 의원들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