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 주주총회 전후로 노조가 벌인 파업과 폭력행위 등에 책임을 물어 조합원에 대한 징계 절차를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징계 통보를 받은 사람만 1350명이 넘는데 이는 전체 조합원의 10%가 넘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까지 회사로부터 징계 통보를 받은 조합원이 1350명을 넘어섰다고 18일 밝혔다. 징계 대상자 대부분은 파업에 상습 참여한 조합원들로 징계수위는 출근 정지 3일부터 정직 12주까지가 대부분이고, 4명은 해고됐다. 다. 이와 별도로 회사는 파업과 불법 행위를 주도한 노조 지부장 등 90여 명을 고소·고발해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이들이 법인분할 주총에 반대하고 무효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불법 파업을 벌이고, 생산활동 방해 및 기물을 파손한 것으로 본다. 또 울산 본사 본관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파업 과정에서 관리자나 파업 미참여 조합원을 폭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노조는 5월 16일부터 전면파업과 부분파업을 수시로 벌였으며, 주총 예정 장소이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 농성했다.

회사는 이 파업이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불법 파업과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불법, 폭력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무관용 의지를 나타냈다.

반면 노조 측 관계자는 “회사가 합당한 이유와 기준도 없이 징계를 남발하고 있고, 이를 통해 위화감을 조성, 노조와 조합원을 분리하려 한다”며 “이런 불손한 의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대규모 조합원 징계를 놓고 노사가 서로 강경 방침을 밝힘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올해 임금협상 교섭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게다가 노조는 이미 지난 15∼17일 벌인 임협 관련 파업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대비 59.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한 상태여서 향후 교섭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노조가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게된 만큼 곧 비상대책위에서 향후 투쟁일정을 내놓을 것”이라며 “법인분할 반대 파업에 이어 임협 파업까지 진행되면 생산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