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과 군의회가 최근 열린 임시회에서 삭감된 예산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군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고성군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종합사회복지관을 활용한 각종 사업예산이 군의회 추경예산심의 과정에서 삭감되면서 군 정책에 제동이 걸렸다”고 반박했다. 삭감된 예산은 ‘공동육아나눔터’와 ‘장난감도서관’ 사업이다.

군은 관내 부모와 아동을 위해 종합사회복지관 리모델링을 통해 ‘공동육아나눔터’와 ‘장난감도서관’을 설치, 내년부터 본격 운영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공동육아나눔터 조성사업비 도비 5000만 원, 장난감도서관 설치사업 특별교부세 1억 원 등 국·도비를 확보해둔 상태다.

하지만 군의회가 최근 열린 제245회 임시회에서 추경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관련 예산을 삭감해 사업진행이 불투명해졌다.

군은 종합사회복지관이 3회의 보건복지부 평가 결과 최하위 성적을 거둬 전문기관 위탁을 통해 관내 부모들의 양육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었지만 예산 삭감으로 발목이 잡혔다.

백두현 군수는 “군의회에서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종합사회복지관의 비정상적 운영을 지적한 사항”이라며 “의회 지적을 받아들여 민간위탁하겠다며 예산안을 제출했는데, 뚜렷한 사유없이 삭감돼 버리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군의회는 의아스럽다는 반응이다.

군의회는 “집행부가 리모델링 등 예산을 올렸는데, 예산을 배 이상 더 들여 위탁하기보다는 군의 한 부서가 복지관 전체를 직영하는 계획안을 새로 세우라고 요구한 것”이라며 “해당 부서와 협의해 유보시킨 것이지 사업이 불투명해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위탁 운영에 대해서는 “민간위탁할 경우 이렇게 많은 예산이 들어 가리라고는 예상 못 했다. 위탁은 특정 단체에 특혜를 주는 오해의 소지도 있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 소속 백 군수와 자유한국당 소속 군의원과의 기싸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군의원 11명 중 자유한국당 소속은 7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앞서 이번 임시회에서 군이 전국 최초로 청소년 수당을 지원하기 위해 상정한 ‘고성군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지원 조례안’도 부결되면서 기싸움을 예고했다.

군은 지역 내 13~18세 청소년 2300여 명(13~15세 월 5만 원, 16~18세 월 7만 원)에게 매달 일정액의 수당을 지급해 미래 자산인 청소년들의 자기 계발과 복지 향상,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계획이었지만 시작도 못해보고 무산위기에 빠졌다.

주민 김모 씨는 “군과 군의회의 감정싸움으로 주민의 복지예산이 자꾸 삭감되면서 애꿎은 군민만 피해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