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증설을 추진하자 시와 주민 사이에서 ‘시설 현대화’냐 ‘혐오시설 증설’이냐를 놓고 논란이 인다.

시는 한림면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을 현대화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하루 130ｔ인 처리 용량을 530ｔ으로 확대하고, 낡은 시설을 개·보수해 악취 저감, 운영 안정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음식물 쓰레기를 하루 50ｔ 처리하는 시설도 포함된다. 

또한 시설에서 발생하는 바이오 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연간 4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시는 연말까지 현대화 실시 설계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에 착공해 2022년 말 사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주민은 현대화 사업을 반대한다. 시는 최근 두 차례 이 사업 주민설명회를 열려고 했는데, 주민이 “혐오시설 증설로, 주민에게 사전에 고지하지 않았다”고 반발해 무산됐다. 주민은 한 발 더 나아가 1일 오전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증설은 우리 지역을 악취 발생지역으로 낙인찍는 사업이다. 전면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민은 “현재 한림면은 동물 화장장 건립, 산업단지·축사 난립 등으로 산 좋고 인심 좋았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라며 “악취 유발 시설 때문에 주변 250여 가구 400여 명이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주민은 역대 시장이 하나같이 더는 한림면에 혐오시설을 만들지 않겠다고 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배종도 한림면 이장단장은 “이번 시설 증설이 백지화되지 않는다면 주민 집회 등을 열어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해시 관계자는 “가축분뇨시설은 주변에 밀집된 축산농가에 꼭 필요한 시설이어서 증설해야 한고, 그 대신 현대화해 악취를 줄이겠다는 취지”라며 “소, 돼지 축사시설이 한림면에 밀집돼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면 분뇨시설을 한림면에 설치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재 시내 전체 돼지 56%, 한우47%가 한림에서 사육되고 있다.

시는 “증설계획은 올 초부터 이장단 등에 구두로 알렸다”며 “보상 차원에서 편의 시설을 설치하거나 주민 숙원 사업을 조기 추진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