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일의 자사고인 해운대고가 교육부로부터 재지정 취소 결과를 받았다. 이로서 해운대고는 내년부터 일반고로 전환이 추진된다.

2일 교육부는 해운대고 자사고 운영성과평가 등에 따른 지정취소 동의신청에 대해 동의한다고 발표했다. 해운대고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기준점 70점에 미달한 54.5점을 받았고 부산시교육청은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했다.

해운대고 학부모비대위는 구체적인 평가 절차와 내용 등이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해왔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해운대고가 평가계획을 사전에 안내하지 않은 것이 법률불소급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하지만 법률불소급 원칙은 행정행위인 자사고 성과 평가와는 무관하고 평가계획 안내절차가 적법했다고 밝혔다. 법률불소급 원칙은 적법하게 행한 행위에 대해 사후에 소급해 책임을 지우는 입법을 금지하는다는 원칙이므로 여기에 적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외에 서면과 현장평가, 평가결과 통보, 청문, 교육부 동의신청 등도 적법하게 진행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해운대고는 구 자립형 사립고에 해당돼 자율형 사립고에 적용되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제외된다고 주장했다. 이에대해 교육부는 해운대고가 구 자립형사립고 시범운영 기간이 종료되는 지난 2010년 2월 이전인 2009년 7월 31일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되었으므로 자율형 사립고가 맞다고 밝혔다. 또 구 자립형 사립고 조건인 학생납입금 총액 대비 20% 이상의 법인전입금 대신 수업료 및 입학금 총액의 5%의 법인전입금을 납부하는 등 사실상 구 자립형 사립고의 지위를 포기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게다가 2010년부터 현재까지 해운대고는 부산시교육청에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을 20%로 하겠다는 모집요강을 스스로 신청했고 2014년 운영 성과평가 시에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결과적으로 해운대고가 구 자립형 사립고가 아니라 자율형 사립고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이행해왔기 때문에 사회통합전형 선발 지율에 대한 부산시교육청의 평가는 적정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교육부는 부산시교육청의 평가절차와 내용 등이 적법하므로 해운대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했다. 박백범 교육부차관은 “올해 자사고 운영성과평가는 11개 교육청 24개 자사고가 본래 지정취지대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시되었다”며 “교육부는 시도교육청별 평가 내용과 절차 등이 법령에 위배되었거나 부당한 결론에 이르지 않도록 공정하고 엄정하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서울 9곳의 자사고인 경희고, 경문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이대부고, 중앙고, 한대부고에 대해서도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했다.

한편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는 학교의 기존 재학생은 자사고 학생 신분과 입학 당시 계획된 교육과정 등이 그대로 보장된다. 또 일반고로 전환되면 3년간 1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시도교육청과 함께 다양한 행정, 재정적 지원으로 학교 혼란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