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서도 시민 지지 호소 나서

전국적으로 택배 기사의 휴가권 쟁취를 위한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부산에서도 관련 캠페인이 진행됐다.

민주노총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광장에서 캠페인을 열고 “오는 16, 17일 ‘택배 없는 날’에 택배 노동자의 휴식이 보장될 수 있게 지지 해달라”고 시민과 관광객에게 호소했다. 이날 15년 차 택배 기사인 A 씨는 “단 한 차례도 가족과 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1년 내내 연차 휴가도 없이 일요일만 쉬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1일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택배 노동자와 시민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 없는 날’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시민에게 요청했다. 이들과 비슷한 처지인 우체국 택배 기사들은 최근 우정사업본부와 단체협약을 맺고 올해 처음으로 휴가를 보낸 데 따른 것이다.

택배 노조는 오는 16, 17일 이틀간 휴가를 다녀올 수 있게 해달라고 CJ, 로젠 등 대형 택배사에 요청했다. 전국에서 택배 물량이 가장 많이 몰리는 서울 동대문의 쇼핑몰이 이 날 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택배 없는 날’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택배 기사가 ‘단체 휴가’를 가려면 대형 택배사가 대체 인력을 확보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택배 기사의 휴가에 대한 시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이에 택배 노조는 ‘휴가’라고 적힌 택배 상자를 건네는 퍼포먼스를 하고, 택배 노동자의 휴식을 위해 휴가 날짜를 정하는 데 대해 시민의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는 등 여론전에 나서고 있다.

노조는 나아가 택배사 지점의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휴가 신청서를 모아 각 업체 본사에 제출하는 방법으로 업체의 결단을 촉구할 예정이다. 박정애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조직국장은 “온라인에서도 관련 청원 운동이 한창이고, 택배 기사의 휴가를 지지하는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며 “택배 기사가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시민의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승륜 기자 thinkboy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