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내년 말 3000부 인쇄 예정
부마민주항쟁을 포함한 부산지역 민주화운동의 역사가 20여 년 만에 다시 기록된다. 2017년 ‘촛불혁명’이 포함되고, 지난 민주화운동의 의미가 재구성된다.
시는 ‘부산민주운동사’ 재발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1일 밝혔다. 부산민주운동사는 1998년 발간된 책이다. 부마항쟁과 6·10항쟁 등 지역에서 일어난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담고 있다. 시는 이번 사업에 예산 2억 원을 투입하려고 한다. 시는 예산실과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10개월간 용역을 진행해 내년 12월께 부산민주운동사 개정판 3000부가량을 내놓는다.
기존 부산민주운동사는 그동안 지역 민주화 진영에서 다양한 비판을 받아 왔다. 우선 책이 발간된 이후 20여 년간 새로 발견된 사료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일부 민주화운동의 날짜와 요일 명시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노동·문화·여성운동 등 부산시민이 주축이 된 활동을 새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부마민주항쟁기념재단 정영배 사무처장은 “부산민주운동사가 나온 지 20여 년이 흐른 만큼 새로 발굴된 역사적 사실을 포함하고, 지역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며 “책에 기술된 부마항쟁의 경우 대부분 참여자의 구술에 의존해 부분적인 오류가 있다. 당시 공공기관이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몇년 전부터 있었다”고 말했다.
1998년 처음 책이 발간됐을 때 오거돈 시장은 부산시 내무국장으로, 부산민주운동사 편찬위원회에서 활동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당시 부산변호사회 인권위원장으로 편집에 참여했다.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역시 부산대 교수 신분으로 편찬위원에 포함됐다. 오 시장으로서는 20여 년 만에 다시 부산민주운동사 정리에 나서는 셈이다. 문 대통령과 김 교육감이 이번에 자문 역할을 맡는다면, 개정판의 의미가 더 커질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다만, 개정판 작업은 예전처럼 시 중심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는 지역 다양한 단체와 함께 부산민주운동사를 공론화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단체와 개인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발간할 책을 PDF 파일로 보존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 이라며 “부산의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는 의지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