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상임금 등 임금체계도 개선
- 이낙연 총리, 국무회의에서
- “노사문화 발전 가능성 보여줘”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분규 없이 완전 타결했다. 현대차 노사의 무분규 타결은 8년 만이다. 한·일 경제 갈등과 자동차산업 침체 등의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열린 임단협 조인식에서 현대차 하언태(오른쪽) 부사장과 하부영 노조 지부장이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노조는 전체 조합원(5만105명)을 대상으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4만3871명(투표율 87.56%)이 투표해 2만4743명(56.40%)이 찬성하면서 잠정합의안이 가결됐다고 3일 밝혔다.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 룸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현대차 노사는 앞서 지난 5월 30일 교섭을 시작해 지난달 27일 22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임단협 타결로 현대차 직원은 기본급이 4만 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되고 성과급 150% + 300만 원, 전통시장 상품권 20만 원을 지급받는다. 또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 명목으로 근속 기간별로 200만∼600만 원과 우리사주 15주(3일 현재 기준 1주당 12만9500원)도 받는다.

아울러 노사는 이번 타결로 임금체계를 개선하면서 7년째 끌어오던 통상임금 논란과 이에 따른 최저임금 위반 문제도 마무리하게 됐다.

현대차 노사가 파업 없이 임단협을 타결한 것은 2011년 이후 8년 만이다. 노조는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수출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등 한일 갈등 상황을 고려해 파업을 유보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중 무역 전쟁에 따라 한국 자동차 산업이 침체할 우려가 있다는 점도 무분규 타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올해 파업권을 확보하고도 실행하지 않는 등 조기 타결 의지를 보였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선 창립 이래 가장 무거운 주제를 다뤘다”며 “올해 파업 유보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결과는 내년 단체교섭 결과로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임단협 조기 타결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와 재계는 모두 반색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현대차 노사는 내외 경제 여건의 변화와 자동차 산업의 어려움을 고려해 분규 없는 임단협 타결과 소재·부품의 국산화 등을 결단했다”며 “이번 결단은 노사 문화의 발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연합회도 “이번 사례가 우리나라 노사 관계 전반을 선진화시키는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증권업계에선 이번 무분규 타결이 3000억∼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