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추석 연휴인 14일 오전 부산 기장군 부산추모공원을 방문, 상관의 폭언 등을 견디지 못하고 2016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 김홍영 검사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조 장관은 14일 오전 10시30분께 부산 기장군 부산추모공원을 찾아 김 전 검사의 묘소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묵념 이후 조 장관은 자세를 낮추고 묘비를 어루만지며 김 전 검사의 아버지와 세상을 떠난 김 전 검사를 함께 기억했다. 그의 묘비에는 ‘김홍영 검사를 그리워하는 동료 일동’이 ‘검사선언문’을 담아 제작한 재직기념패가 놓여있었다.

조 장관은 “추석연휴를 맞아 법무행정 총책임자로서 고 김홍영 검사와 부모님을 직접 찾고 사과와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자 왔다”며 “문무일 전임 검찰총장도 수차례 깊은 사과를 하고 김 전 검사의 부모님을 찾아 인사 드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고인은 상사의 인격모독, 폭언, 갑질 등을 견디다 못해 죽음에 이르렀다. 부하 교육 차원이라고는 볼 수 없는 비위행위로 비극이 발생했다”며 “검찰 조직 문화와 제도가 바뀌고 이런 비극이 재현되지 않아야 김 전 검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김 전 검사 사건 이후로도 여전히 검찰에 개선해야 할 조직 문화가 남아있다며 개혁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김 전 검사 상관의 징계 내용을 보면 (교육 방식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 볼 수 없는 방식으로 많이 이루어졌었다”며 “신임 검사에 대한 상사의 교육방식을 살펴보는 한편 당시 징계 받은 상사가 왜 승진이 됐느냐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또 “이런 비극이 발생한 이유 중 하나는 평검사의 목소리가 교육과 승진 과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탓”이라며 “이들의 의견을 경청해 검사 선발과 교육, 승진 등 모두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 검사의 아버지인 김진태(67) 씨는 “아들의 일로 가족뿐 아니라 우리 사회가 검찰 내 불합리한 조직문화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며 “조 장관이 국민과 검찰 내부에서도 사랑받는 개혁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자리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전 검사는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2년차 시절 간부의 폭언과 과다한 업무로 극단적 선택에 이르렀다. 당시 김 전 검사의 나이는 33살이었다. 가해 부장검사는 사건 직후 서울고검으로 자리를 옮겼으나, 같은 해 8월 이 같은 사실이 대검찰청 감찰로 밝혀지면서 해임됐다.

한편 조 장관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관련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오롯이 추모의 시간인 만큼 양해를 부탁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사모펀드 의혹에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5촌 조카 조모 씨를 특정경제가중법상 횡령 혐의로 인천 공항에서 체포했다.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