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사고로 ‘해양오염 지뢰밭’이 된 부산 앞바다에서 해경이 대대적인 점검을 벌인다.

지난 2월 19일 사하구 감천항에서 기름을 유출하고 달아난 선박의 방제작업이 이뤄지는 모습. 부산해경 제공

부산해경은 오는 27일까지 관할 낚시어선을 대상으로 해양오염물질 불법 배출 및 해양오염사고 방지를 위한 테마 점검을 실시한다고 18일 밝혔다. 특히 오염사고가 잦은 부산 해역에서 쓰레기 배출 여부와 선박 내 오염물질 처리 시설 설치 여부까지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부산 해역은 지난해 남해해경 관할 내에서 가장 많은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했다. 남해해경에 따르면 지난해 관할 내 해양오염 사고는 총 105건, 유출량 76.6㎘로 집계됐다. 이중 부산 해역에서만 51건(49%)이 일어났고 유출량은 25.2㎘(33%)로 두 번째로 많았다. 부산 앞바다는 낚시 어선을 포함해 화물선, 유람선, 예인선 등 각종 선박 통항이 많아 오염물질 배출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월 15일 북항5부두에서 기름이 유출된 선박 인근에서 방제작업이 이뤄지는 모습. 부산해경 제공

유류와 쓰레기로 인한 해양오염은 최근 사회적·환경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오염물질은 운항하는 선박 스크루 손상 등으로 이어지기도 해 안전도 위협한다. 해상에 고의로 폐기물 및 폐유·분뇨 등을 유출하면 해양환경관리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하지만 대부분 최대 30만 원 수준의 과태료 처분에 그치고, 현장 출동 이후 상황이 종료되면 적발이 어려워 단속도 쉽지 않다.

부산해경은 이번 점검 기간에 지난해 가장 많은 오염 사고(17건)와 유출량(10.8㎘)을 기록한 낚시어선을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부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총 50건의 해양오염 사고 중 어선에서 23건이 발생했다. 관내 133척의 낚시어선 중 30척을 대상으로 ▷폐유 및 폐기물 등 오염물질의 불법 배출 여부 ▷분뇨 설비 설치 및 간이소각기 이용 불법 소각 여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해경은 해양종사자의 해양환경 보전을 위한 의식 전환과 함께 해양쓰레기 적법처리 유도를 위한 안내 컨설팅 및 계도 활동도 병행 실시할 예정이다.

부산해경 이용우 해양오염방제과장은 “가을철 낚시객이 몰려들면서 오염물질 발생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예상돼 사전 점검을 벌이는 차원이다. 이후에도 해양수산 종사자 스스로 해양환경 보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