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가 도내에서 처음 시행한 공영 장례제도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유족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부터 시 공영장례 지원조례 시행으로 현재까지 모두 7가구가 지원 혜택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무연고자나 저소득층 등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망자의 유족이 신청할 경우 장례비 150만 원을 시비로 지원하는 제도다. 장례식장에서 시신을 하루 모신 뒤 시립화장장에서 화장을 하고 안치한다. 유족 입장에서는 시의 도움으로 조촐하게 장례를 치르고 사자(死者)와 작별하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되는 셈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기 전 시는 무연고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 장례 절차 없이 화장해 10년간 납골당에 안치했다. 무연고 사망자 유족 대부분이 가정 형편이 어려워 사체 인수를 거부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김해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2015년 8명, 2016년 11명, 2017년 12명, 지난해 23명으로 매년 증가세인데 91%가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장례를 치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시의 도움으로 아버지 장례를 치른 대학생 A(20) 씨는 자신을 도와준 시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A 씨는 수년간 연락조차 닿지 않던 아버지가 작고해 장사법에 따라 연고자인 자신이 장례를 치러야 한다는 연락을 받고는 애도하기 전에 혼란부터 느꼈지만, 시의 도움으로 무사히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시 정영신 생활안정과장은 “호응이 높으면 예산을 추가로 배정해 생활이 어려운 시민의 복지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