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학생 1200명 특별편입 불가피
- 특색학과는 대체할 곳 없어 막막
- 상인들 “매출 직격탄 불보듯”
- 임금 밀린 교직원 개별소송걸어

재정 압박에 시달리는 동부산대학교가 자진 폐교를 추진한다는 소식(국제신문 25일 자 1면 보도)이 전해지자 학생·학부모는 물론 학교 인근 상인은 대책 마련을 호소하며 불안감을 보인다. 수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한 전·현직 교직원도 법적 조처를 하겠다고 나서 파문이 확산된다.동부산대 홍수봉 기획예산처장은 “25일 학생들에게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해 ‘결정된 건 없지만, 폐교로 가는 과정에 있다. 피해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알렸다”며 “학교가 없어질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학생이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폐교 대신 재단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동래캠퍼스 경매가 이뤄지고 재정 상황이 크게 개선돼야 해 여의치 않다.

	25일 동부산대가 자진 폐교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일부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 상황을 살피고 있다. 이승륜 기자

동부산대 재학생은 1200명가량으로, 학교가 폐교하면 인근 대학으로 특별 편입해야 한다. 하지만 특색 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급기야 이날 생활도예과 1학년 학부모들은 학교를 찾아 항의했다. 학부모 A(여·50) 씨는 “이달 말께 정확한 방침이 결정된다는데 완전히 믿기 어렵다”며 “다른 학교로 편입하라고 하지만, 우리 아이가 다니는 과는 옮길 만한 대학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수중산업과 1학년 재학생 B 씨는 “자진 폐교 소식을 전해 듣고 꿈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며 “강원지역 대학에 유사한 학과가 있긴 하지만, 부산에서 거기까지 가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학원에서 관련 자격증을 따려면 비용이 많이 들고 과정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해운대구 반송동 동부산대 인근 상권에도 위기감이 고조됐다. 동부산대 근처 편의점 주인은 “학교가 재작년 교육부의 ‘재정 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됐을 때 상황이 악화될 것을 예감했다.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매출도 크게 줄었는데, 완전히 폐교하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인근 식당 주인은 “폐교하면 학교 부지에 다른 시설이 들어오지 않겠느냐”면서도 “원거리 배달을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어려운 사정은 교직원도 마찬가지다. 전·현직 교직원들은 지난해 3~10월 임금 30%가 감봉된 이후 현재까지 임금 전액을 받지 못해 학교를 상대로 개별 소송을 제기했다. 일부 교수는 퇴근 이후나 주말에 치킨 배달 일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한국교직원 공제회에서 대출을 한 교직원은 신용불량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한 퇴직 교수는 “지난 6월 이후 학교를 스스로 그만둔 교직원 18명은 체불 임금을 한 푼도 못 받고 일자리도 못 구했다”며 “법원의 지급 결정이 내려지면 학교를 상대로 집단 압류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