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 태화로터리서도 발견 신고
- 돼지열병 감염경로 될 우려까지

최근 울산 도심과 농촌지역에 잇따라 멧돼지가 출몰해 주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6일 울산경찰청과 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50분 울주군 온양읍 중고산마을 한 주택에 멧돼지 1마리가 나타나 80대 할머니를 공격하고 달아났다. 할머니는 멧돼지 공격으로 배에 찰과상과 팔에 타박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할머니는 출동한 119구조대원에게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마당에 있던 멧돼지 1마리가 갑자기 달려들어 배 쪽을 들이받고 뒷산으로 도망갔다”고 진술했다.

소방당국은 할머니를 구조한 뒤 멧돼지 포획 활동을 하다가 할머니 집과 15ｍ 가량 떨어진 개천에서 150㎏짜리 수놈 멧돼지 1마리가 죽어 있는 것(사진)을 발견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 멧돼지가 할머니를 공격한 멧돼지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죽은 멧돼지에 별다른 외상이 없어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연관성이 있는지 검토해달라고 지자체에 요청했다.

이날 이날 오후 4시 44분께 중구 반구동 내황교 아래에서도 멧돼지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과 소방, 관할 지자체인 중구는 엽사 등을 동원해 함께 일대를 수색했다.

지난 25일 오후 5시에는 남구 학성교 부근에 멧돼지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색에 나섰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1시간30분이 지난 뒤 인근 명촌교 갈대숲 속으로 멧돼지가 사라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만 확보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7일에도 새벽 3시12분 남구 태화로터리 인근에서 멧돼지 1마리가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멧돼지는 최초 신고지점에서 900ｍ 떨어진 고등학교로 이동했고, 여기서 또 700ｍ 더 떨어진 태화강변 인근 쇼핑몰인 세이브존에도 나타났다. 이후 달동 뉴코아 아울렛, 삼산동 나팔꽃 사거리 등 도심 곳곳을 누비다가 태화강변 인근 주택가에서 순찰차와 맞닥뜨리자 차 앞부분을 여러 차례 들이받고는 달아났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7일과 25일 출몰한 멧돼지가 다른 개체인지 알 수 없지만 출몰이 잦은 만큼 일단 조심하는 게 최선”이라며 “만약 발견하면 자극하지 말고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25일 오전 8시5분 경북 영천 주택가에서도 멧돼지가 나타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마취총을 쏴 포획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