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태풍이 또다시 한반도를 향한다. 제18호 태풍 ‘미탁’이 다음 달 2일 오전 제주 서쪽 바다를 지나 같은 날 오후께 전남 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1959년 이후 가장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29일 오전 현재 미탁이 필리핀 마닐라 북동북쪽 해상에서 시속 18㎞ 속도로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태풍은 내륙을 관통하면서 우리나라 남부는 물론 중부지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대비가 필요하다.

미탁의 중심기압은 98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27ｍ(시속 97㎞)다. 초속 15ｍ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270㎞다. 기상청은 “태풍이 29도 이상 고수온 해역을 지나며 계속 세력을 키우고 있다”며 “앞으로 점차 강해지면서 일본 열도에 걸친 강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29일 현재 중간 강도의 소형급 태풍인 미탁은 30일 오전 9시께 강한 중형급으로 발달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본다.

미탁은 다음 달 1일 오전 대만 타이베이 북북동쪽 약 310㎞ 바다, 그다음 날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서북서쪽 약 120㎞ 해상을 통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전남 해안에 상륙해 우리나라를 관통한 뒤 다음 달 3일 오전 독도 서쪽 약 120㎞ 해상에 자리할 것으로 기상청은 판단한다. 기상청은 미탁의 상륙 지역을 전남 서해안 또는 남해안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강도와 진로를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태풍이 30일 대만 부근에서 위치와 방향 전환 시점이 달라질 수 있고,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 대륙 고기압 등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위치와 세기도 변할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편 올해 들어 지금까지 발생한 태풍은 미탁을 포함해 모두 18개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6개가 우리나라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줬다. 1951년 이후 우리나라가 태풍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해는 1959년으로, 모두 7개가 한반도에 상륙했거나 접근했다. 미탁이 한반도에 접근하면 올해는 1959년과 같은 수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덮친다.

김준용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