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내 친일잔재를 없애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부산동항초가 교표를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이전에 일본의 욱일기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있었던 것을 받아들여 새 교표를 만들었다.

30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부산동항초등학교는 학교 교표가 일본 욱일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있어 교표를 변경하고 교가 가사도 개정했다. 새 교표와 교가는 10월 1일부터 사용한다.

이 학교는 개교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위해 교표와 교가 가사의 변경을 추진해 왔다. 학생과 교직원, 총동창회가 참여해 교표 디자인을 공모했고 총 318편의 디자인 중 각 대상자 별로 1편 씩 3편을 선정했다. 이를 두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투표한 결과 총동창회에서 제안한 교표가 59.4%를 지지를 받아 최종 선정됐다.

새로 선정된 교표의 경우 윗부분에 있는 섬모양은 부산항의 관문인 오륙도를 상징하고, 교표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는 바깥쪽 부분의 닻 모양은 항구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했다. ‘since 1919’는 한 세기를 이어온 동항초의 역사를 나타내며 ‘동항’이라는 글자의 아랫부분은 넘실거리는 바다와 파도를 형상화하여 세계로 뻗어가는 진취적인 기상을 나타냈다. 색상도 파란색은 지성과 성공, 흰색은 정직과 청렴, 노란색은 밝은 미래와 희망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함께 학교는 시대흐름에 맞지 않는 교가 가사도 개정했다. 가사 중에서‘건강하고 씩씩한 사나이’라는 의미를 담은‘건아야’를 ‘어린이’로 바꾸었다. 기존 가사의‘건아야’라는 부분이 양성평등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부합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있어서다. 학생, 교직원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한 결과 제안된 ‘어린이’, ‘친구들’, ‘꿈나무’, ‘새싹들’ 등 다양한 의견들 중에서 선정했다. 변상돈 교장은 “학생들이 이번 교표 변경과 교가 가사 개정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을 것”이라며 “학교의 역사인 교표변천 과정을 역사관에 잘 기록해 보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최영지 기자 jadore@kookje.co.kr

동항초의 새 교표. 부산시교육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