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과 부산을 방문한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이 시작된 지 석 달째에 접어든 가운데 그의 방한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부산대 통일한국연구원은 11일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는 하토야마 전 총리가 오후 3시30분 봉하마을을 찾는다고 8일 밝혔다. 그는 권양숙 여사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만난 뒤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다. 이후 같은 날 오후 5시부터 부산대에서 ‘한반도 문제와 동아시아의 평화’를 주제로 90분간 특강을 진행한다.

그의 방한은 부산대 정용하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정 교수는 “하토야마 전 총리는 정치인으로서 양심을 가지고 일본의 한국 식민지배에 대해 사과해 왔다. 지금처럼 한일관계가 갈등에 빠진 국면에서 그의 행보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다음 날인 12일 오전 9시 부산 남구 한국일제강제동원역사관도 찾아 추모탑에서 참배한다. 일본 고위 정치인 출신 인사가 이곳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09년 9월~2010년 6월 일본 총리를 지낸 그는 2015년 8월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추모비에 무릎 꿇고 일본의 식민지배를 사죄하기도 했다. 신심범 기자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