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 발길 끊기며 우범지대 전락
- 사하구 환경개선 용역 곧 마무리
- 사업자 선정한 뒤 폐·공가 철거
- 문화센터·소통광장 등 조성 계획

1970년대 시민의 사랑을 받은 추억의 놀이 공간을 복원하는 사업이 첫발을 뗀다.

	환경개선사업이 진행되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 에덴 유원지 전경.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부산 사하구는 하단동에 있는 ‘에덴 유원지’ 환경개선사업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해당 용역은 구에서 지난달 시로부터 8000만 원의 특별조정교부금 예산을 확보해 진행하는 환경개선사업 과정의 하나로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이다. 구는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하고 유원지 내 폐·공가 4채를 철거할 계획이다. 구는 앞서 보상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번 환경개선사업은 부산시에서 추진하는 ‘에덴 유원지 관광 자원화 사업’의 준비 단계다. 시는 지난해 110억 원을 들여 사유지이던 에덴공원 부지를 매입했다. 이어 내년도 본예산에 공사비 100억 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4월 오거돈 시장과 김태석 사하구청장 등 서부산권 4개 구청장이 모인 가운데 발표한 ‘서부산 대개조 비전’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에덴 유원지는 과거 ‘강선대’라고 불린 명승지로 다대포, 몰운대와 함께 지역에서 손꼽히는 관광 명소였다. 1953년 부산중앙교회 백준호 장로가 땅을 사들여 도로를 닦고 나무를 심어 공원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담과 하와가 살던 에덴동산에 비유해 ‘에덴원’으로 불렸고, 이후 자연스럽게 에덴공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에덴공원은 1972년 도시계획시설상 유원지 부지로 확정돼 에덴 유원지라는 이름 아래 체육시설과 편의시설 등이 들어섰다. 당시 갈대밭과 아름다운 일몰 광경을 보려고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았지만, 이후 발길이 끊기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했다. 주민 신종만(65) 씨는 “예전에는 부산 전역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 에덴공원으로 ‘소풍’ 오는 사람이 매우 많았다. 하지만 발길이 뜸해지면서 비행 청소년이나 노숙인이 몰려드는 탓에 야간에는 주위를 지나기 꺼려지는 장소가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시는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로 남은 에덴 유원지를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과거 이곳의 이름을 딴 ‘강선대 마당’과 지역 주민의 복지를 위한 ‘솔바람 문화센터’ 및 다목적 소통광장 등이 조성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에덴 유원지를 을숙도, 몰운대, 다대포해수욕장 등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해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며 “낙동강 하류 관광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서부산권 발전을 도모하는 차원에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