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로 운항하거나 선박검사를 받지 않고 부산으로 입항하는 선박이 해경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지난달 3일 해기사 면허 없이 일본에서 부산으로 운항하다가 해경에 검거된 유조선의 모습. 부산해경 제공

부산해경은 지난 4일 해기사 면허 없이 일본 기타규슈 항에서 출항해 부산국제여객터미널까지 운항한 선장 A(41) 씨와 승선을 허락한 선박 소유자 B(42) 씨를 선박직원법 위반에 따른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에서 발급받은 임시항행검사증으로 일본에서 부산으로 운항이 가능했지만, 정작 선장 A 씨가 해기사 면허를 소지하지 않아 타수를 잡을 수 없는 상태였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3일 새벽 유조선 C(19ｔ)호를 몰다가 생도 남동방 해상에서 경비 중이던 해경에 적발됐다. 당시 C 호는 선명 미상의 상태로 선박자동식별장치(AIS)와 무선(VHF) 호출에 응답 없이 부산항으로 항해 중이었다. 선박직원법에 따르면 법령에 따른 면허 없이 선박직원으로 승선한 사람과 승선시킨 사람 모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반드시 받아야 할 선박검사를 생략해 적발되는 사례도 있다. 부산해경에 따르면 선박검사 없이 일본에서 부산으로 입항하던 선박이 선박안전법 위반 사례로 기소된 사례가 지난해 3차례 발생했다. 지난해 10월 임시항해 검사와 해기사 면허 없이 기선(39ｔ )을 몰고 일본 하카타항에서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까지 운항한 D(40) 씨가 검거됐고, 앞서 5월에는 일본 후쿠오카항과 시모노세키항에서 검사 절차를 생략하고 부산항까지 운항한 요트 두 대의 선장이 모두 해경에 덜미를 잡혔다.

선박을 운항하려면 절차상 안전검사와 함께 항해 검사증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특히 외국에서 한국으로 배를 들여오려면 해양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현지에서 검사를 받은 후 국내로 입항해야 한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한국에서 직원이 와서 검사를 진행하는 데 비용이 200~300만 원 선이라 이를 부담하지 않으려고 밤새 운항해 입항하는 경우가 있다. 관계기관과 공조를 통해 적발하고 있지만 몰래 들여온 선박을 그대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난감하다”고 말했다.

부산해경은 추후 담당 해역 내 수입 중고선박에 대한 감시 및 단속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수입 과정에서 전문적으로 검사를 받지 않아 2차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근 해상에 경비정을 투입해 해상 형사 활동도 지속해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