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 뚜렷한 이유 못 찾아
- 대책 마련위해 전수조사 필요

부산이 수년째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심장 질환 사망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관련 법에 가로막혀 정확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부산지역 심장 질환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 명당 40.8명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사망률(10만 명당 32.3명)보다 훨씬 높을 뿐만 아니라 특별·광역시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이다. 부산은 2015년부터 7대 특별·광역시 중 심장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부산시는 ▷의료 기관까지 환자 도달 시간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 미흡 ▷심장 질환에 대한 낮은 인식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밝히지 못하고 있다.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환자 의료 기록을 모두 확인해야 하는 탓이다. 외국의 경우 사회보장번호를 통해 의료 기록을 조회할 수 있지만, 한국은 병원 차원의 의료 기록 조회가 불가능하다. 각 병원은 시가 직접 나서 사망자와 환자 등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 바란다. 그러나 이 역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된다.

전문가들도 부산이 유독 심장 질환 사망률이 높은 이유를 밝히지 못한다. 다만, 과거와 달리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계층에서 심장병 발병과 사망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동아대학교병원 박종성(순환기 내과) 교수는 “지금까지 전수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현행법상 제약은 있지만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전수조사가 가장 필요하다”며 “전수조사 후 시와 의료계, 소방 등 유관 기관이 모여 결과를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양산부산대병원 김정수(순환기 내과) 교수도 “전수조사가 어렵다면 시가 주요 병원에 공무원을 파견해 가족 면담 등을 통해 100~200명에 대한 조사만 해도 원인은 상당 부분 실체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심장 질환 사망률을 낮추려고 2017년부터 심뇌혈관 질환자를 대상으로 관리 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3억 원을 투입해 부산대병원 등 4개 대학병원과 부산의료원에 입원한 심뇌혈관 환자를 대상으로 입원 중 교육, 퇴원 후 복약지도 및 점검을 하고 있다.

한편 부산은 높은 심장 질환 사망률 외에도 암 사망률 역시 인구 10만 명당 100.3명으로 특별·광역시 중 1위다. 암 중에서는 폐암 간암 대장암 위암 췌장암 순으로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특별·광역시 심장 질환 사망률  (인구 10만 명당) 지역 2015 2016 2017 2018 순위 전국 34.0 33.8 32.9 32.3 - 부산 46.3 43.5 41.3 40.8 1 서울 27.7 28.2 27.5 28.0 6 대구 43.0 45.2 40.2 38.5 3 인천 32.9 35.0 33.7 34.2 4 광주 32.0 29.9 33.8 30.2 5 대전 24.6 25.0 27.1 26.1 7 울산 46.7 41.5 40.9 39.8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