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목적법인도 인허가 절차
- 어민, 31일 대변항서 규탄 집회

지역 내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에 반발하는 부산 기장군 어민이 대책위원회를 결성해 대규모 집단행동에 나선다. 어민 동의를 얻는 절차가 끝나지 않았는 데도 정부와 지자체, 특수목적법인(SPC)이 사업을 본격화한 데 따른 것이다.

부산시해상풍력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오는 31일 기장군 대변항 멸치광장에서 정부와 부산시의 무리한 신에너지 사업 추진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지역 어민 1000여 명은 지난 21일 대책위를 결성했다.

어민이 집단행동에 나서는 것은 지난 16일 해양수산부가 지역 어업인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어 9개 해양 용도구역 중 한 곳으로 에너지개발구역이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날 공청회에서 청사포에 추진 중인 풍력개발단지 조성 계획이 공개되자 지역 어민은 “시와 정부가 어민도 모르게 해상풍력단지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반발한다.

앞서 한국남부발전이 주축이 된 SPC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40㎽급 해상풍력발전사업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 어민은 수중 생태계 교란을 우려해 반대했다. 이에 사업 추진이 중단되는 듯했으나 최근 시가 2050년 1406㎽ 규모의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데다 SPC가 인허가 절차를 밟는 등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내년 상반기 청사포 풍력발전 시설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에너지개발구역에 사업 해역을 반영해달라고 해수부에 요구했다. 또 SPC가 청사포 사업 이후 기장 앞바다에 500㎽급 해상풍력발전 시설 3기를 건립하는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민은 크게 반발한다. 대책위는 청사포 마을어장 밖 공유수역에 풍력발전 부유물이 들어서려면 부산 전체 어업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천대원 신암어촌계장은 “지역 어민은 이미 원전과 해수담수화 시설로 고통받는데, 해상풍력 시설까지 들어서는 것을 묵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 어민 의견이 반영되도록 사업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