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市 “의사 존중하되 수리 신중”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유재수(55)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3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이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지 하루 만이다.

유 부시장은 이날 “현재와 같은 왜곡된 정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시정에 전념하기 어려우며, 이로 인한 시의 부담을 덜기 위해 사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 부시장의 사의 표명에는 전날 검찰의 서울 대보건설 본사 압수수색이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 30일 유 부시장의 비위 의혹과 관련해 대보건설 등 4개 회사를 압수수색했다.

유 부시장은 2017년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하던 때 업체 관계자로부터 자녀 유학비와 항공권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았다. 이후 유 부시장은 별다른 징계 없이 더불어민주당 전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고, 오거돈 시장 취임 이후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발탁됐다. 자유한국당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이 과정에서 유 부시장의 감찰이 ‘윗선’의 지시로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 이를 두고 유 부시장은 지난 11일 국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집중 질의를 받았다. 그는 감찰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지만 관련 의혹을 모두 부인하면서 “(투서 내용과는) 다른 경미한 의무 위반으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서 물러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조국 법무부 장관은 신문에서야 봤지 직접 본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시는 “유 부시장의 의사를 존중하되 향후 추이를 엄중히 살펴본 뒤 수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다만 시는 “특별히 확인된 사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경제부시장 개인은 물론 부산시정에까지 어려움을 주는 현재 상황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