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서열화 해소 방안이 발표된 데 이어 이달 대입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도 예정돼 있어 교육 정책 변화에 따른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정부가 고액·불법 사교육 시장 단속에 나섰다. 입시와 관련해 중대한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한 번만 적발돼도 학원 등록을 말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최근 정부 서울청사에서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입시학원 등 사교육시장 불공정성 해소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시·도 교육청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12일 밝혔다. 사교육 시장 불공정 해소 방안은 이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공정사회를 향한 반부패 정책 협의회’에서 제시됐다.

　교육부는 우선 이달부터 경찰청·국세청과 함께 ‘입시학원 등 특별점검협의회’를 운영해 학원을 공조 단속하기로 했다. 입시 컨설팅 학원이나 컨설턴트가 자기소개서를 대필하거나 교내·외 과제물 대작하는 행위 등 입시 관련 범죄행위를 집중 점검한다. 압수수색, 소환조사가 필요한 사안이 발견되면 경찰청이 수사하고 세금 탈루가 의심되면 국세청이 나서 세금을 추징한다. 지난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위촉한 소비자법집행감시요원 28명도 이달 말까지 입시학원 등의 허위 과장 비방 광고행위를 단속한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협력해 월 100만 원 이상 고액 교습비를 받는 입시 컨설팅 학원을 집중 단속하고 내년 3월까지 모든 컨설팅 학원을 현장 점검한다. 교육부는 입시 컨설팅 학원이 부산 25개, 서울 126개 등 전국에서 258개 영업(지난 8월 기준)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는 입시학원 집중단속 기간으로 정해 수능과 영재·과학고 입시에 대비한 입시·보습학원 등의 불법행위를 단속한다.

　교육부는 교육청과 학원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중대한 위법 행위를 한 학원은 명단을 공개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부터 학원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자기소개서 대필, 수형평가 대행, 시험지 유출, 교습비 초과 징수, 거짓 광고, 동승보호자 미탑승 어린이 통학버스 운행으로 벌어진 사망 또는 중상해 사고, 아동학대 행위 등이 명단 공개 대상인 중대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

　또 입시 관련 위법행위를 한 학원은 1회만 적발돼도 등록말소할 수 있도록 각 시·도 교육규칙을 개정하는 방안도 각 교육청과 협의하기로 했다. 현재 서울 대구 충북 경남 등 일부 교육청은 시험지 유출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학원을 등록말소하는 기준을 마련한 상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고액 입시 컨설팅을 소재로 한 드라마 ‘SKY 캐슬’이 방영되면서 고액 사교육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범부처 협의회를 구성해 지난 1~3월 합동점검을 펼쳤는데, 불법 컨설팅은 4건만 적발됐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