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벽·불창기둥 등 구조 확인돼
- 깨진 접시 등 3만여 점 유물도
- 조선 ‘감물야촌’ 가능성 힘실려

분청자기 가마터가 발견된 경남 김해시 상동면에서 온전한 형태의 17세기 백자 가마터가 발굴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김해시 상동면 백자 가마터 발굴 현장.

김해시는 지난 7월부터 최근까지 상동면 대감리 백자 가마터에서 발굴 작업을 벌인 결과 백자가마 3기와 도자기 폐기장 2곳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2,3호는 도자기를 굽는 방이 5칸 있는 분실가마로 확인됐다. 특히 3호 가마는 도자기 소성실 격벽과 불기운이 지나가는 불창기둥 등이 온전한 상태로 발굴돼 관심을 끌고 있다. 2호 가마는 사용 과정에서 천장이 훼손되자 대대적으로 수리해 재활용한 흔적도 확인됐다. 당시 백자 가마의 구조와 축조기술 등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2개의 도자기 폐기장에서는 3만여 점의 각종 유물이 깨진 채로 발굴됐다.

출토 유물은 뚜껑, 잔, 종지,접시,사발,병,제기,작은 항아리 등 백자와 옹기 등이었다. 철분이 섞인 안료로 꽃(화문), 풀(초문) 등을 그린 철화백자가 함께 출토됐다. 그중에서 자기 옆면에는 한글로 ‘가갸 자쟈’라고 쓴 철화 백자잔이 출토돼 주목된다. 또 조선 시대 주로 일본 주문용으로 보이는 다완과 표면의 색과 모양이 유사한 자기도 일부 확인됐다. 일본과의 도자기 교류 흔적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가마의 구조와 출토된 유물로 비춰 이 백자 가마터 사용 시기는 17세기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상동면은 2016년 6월에도 이곳에서 1.8㎞ 떨어진 곳에서 분청자기 가마가 발굴된 적이 있다. 따라서 이곳이 조선 시대 초기부터 후기까지 번성했던 대규모 요업단지인 감물야촌(甘勿也村) 지역이었음을 말해준다.

시는 내년에 주변 지역 지표조사를 통해 추가 도요지 발굴에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아리타 도자기의 어머니로 추앙받는 백파선의 흔적을 찾기 위함이다. 백파선은 김해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백파선이 살았던 시기로 보이는 16~17세기 전반의 도요지가 확인될 경우 이곳과 백파선의 연관 관계를 확인하는 단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최근 분청자기 가마터에 이어 백자 가마터까지 발굴되면서 김해지역이 국내 대표적인 도자기 생산지였음이 확인됐다”며 “앞으로 추가 발굴을 통해 도자기 도시 김해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고 말했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