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인 서원유통이 경남 양산지역에서 발생하는 잇따른 악재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서원유통은 최근 연간 매출이 1200억~1300억 원에 이르는 양산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의 위탁업체를 선정·공모하는 과정에서 탈락한 데 이어 양산 시내 신규 진출점도 일시영업 정지 처분을 받는 일까지 발생했다.

20일 양산시 등 관련기관에 따르면 경남도는 최근 양산슈퍼마켓협동조합(이사장 박봉걸)이 양산시 물금읍 증산신도시 맞은편 탑마트 양산 물금점에 제기한 사업조정 신청을 수용했다.

도는 이어 탑마트 물금점에 대해 일시 영업정지 권고 처분을 내렸다.

물금점은 건축물 공사를 끝내고 이달 말 개점 예정이었는데 이번 조처로 개장 연기가 불가피 하게 됐다. 물금점은 지상 4층 연면적 5782㎡ 규모로 1층은 매장, 2~4층은 주차장으로 설계됐다.

도는 현지조사 결과 물금점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인접해 개장하면 인근 소형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의 영업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돼 이 같은 조처를 내렸다고 밝혔다.

물금점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 중인 김모(56) 씨는 “물금점은 대형업체인 서원유통이 직영하는 데다 주차장 등 대규모 편의시설을 갖춰 개점하면 인근 소규모 매장은 매출이 3분의 1로 떨어져 줄줄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편의점을 경영하는 이모 씨는 “탑마트 개장사실이 알려지면서 세를 내놔도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 임대료는 오르는데 매출은 급락하고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지었다.

앞서 서원유통은 지난 9월 양산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위탁·운영 업체 선정 공모에서 탈락했다. 서원유통은 지난 8년간 이 센터 운영을 맡아 재선정을 자신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런 가운데 야심차게 준비한 물금점 개장마저 차질을 빚자 곤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원유통은 물금점을 양산농산물센터 위탁업체 탈락에 따른 위기 타개책이자 양산지역 유통업 선두주자 탈환을 위한 교두보로 삼는다며 개장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서원유통 관계자는 “수년 전부터 개장을 준비해왔고, 주민도 조기 개점을 고대하고 있다. 상인들을 찾아 원만한 합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양산시 관계자는 “조만간 경남도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자율 조정을 모색하는 등 조기 해결책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