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출신 A 검찰 수사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려고 압수수색을 했을 때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전 울산경찰청장)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5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를 찾아가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며 “피의자 황운하에 대한 직권남용권리방해 혐의 등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을 실시한다”고 했다.

검찰은 황 청장이 2017년 울산경찰청장으로 있을 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을 다음 해 지방선거에서 떨어뜨리고 여당 후보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목적으로 무리한 수사를 지시했고, 이 같은 수사에 미온적인 수사팀을 인사 조처했다고 판단한다.

황 청장은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 내용을 경찰청장이 아닌 청와대에 직보하고, 지시 사항을 청와대로부터 전달받았다는 이른바 ‘하명수사’ 의혹의 핵심 인물로 의심받는다. 애초 검찰이 A 수사관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자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알려졌으나 황 청장을 수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경찰에게서 휴대전화를 압수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황 청장은 “영장을 받아 쓰기 위한 검찰의 소설”이라며 “참 한심한 조직이다.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황 청장은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단언컨대 검찰이나 언론이 기대하는 의혹은 애초에 없어서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 검찰 수사관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휘하의 특감반에서 근무했다가 검찰 소환 직전인 지난 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