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곳은 단독출마 등 참여 저조
- 기탁금·찬조금 많아 부담 된 듯

부산시체육회장에 이어 일선 지자체의 체육회장도 민간에서 처음 선출된다. 다만 이번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의 2중대’ 선출 논란 및 과열 우려(국제신문 지난달 5일 자 8면 보도)가 제기됐지만 실상은 냉담했다.

부산시체육회는 최근 기장군 외 15개 구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을 마감했다고 12일 밝혔다. 15개 구 가운데 영도·동래·강서·남구는 각각 2명이 입후보해 경선을 치른다. 나머지 11개 구는 단일 후보가 나서 자동 당선이 확정됐다. 이미 민간인이 체육회장을 맡은 기장군은 다음 달 선거 일정을 진행한다. 구 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5일 치러지며 선거인단은 산하 회원종목단체 회장 대의원 등으로 구성된다. 지역별로 상이하나 대략 100여 명선이다.

지역 체육계는 이번 선거에 정당의 지역위원장 등 지역의 정치권 대표자가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했다. 특히 정당인이 체육회장으로 당선된 뒤 4월 총선 후보자로 나서 체육회장이란 직함을 홍보용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남구갑 지역위원장이었던 정정복 부산축구협회장은 부산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가 정치와 체육의 분리를 요구하는 지역 체육계의 거센 비판을 받고 당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이번 구체육회장 선거에서 지역 정치권 인사가 출마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오히려 입후보자를 구해와야 할 정도로 이번 선거는 주목받지 못했다. 입후보하기 위한 기탁금 2000만 원(당선되거나 총 유효투표수의 20% 획득 시 전액 반환), 지역체육 발전을 위한 찬조금 등을 내야 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역체육계 한 관계자는 “구체육회의 정치화를 우려했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입후보자가 없고, 선거에 관심도 없었다”며 “입후보자 대부분이 지역 체육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던 구체육회의 전·현직 부회장”이라고 말했다.

구체육회장은 종전까지 기초단체장이 겸임했다. 그러다 2018년 ‘지자체장이 체육단체장을 겸직할 수 없다’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전국 17개 시·도, 228개 시·군·구 체육회는 오는 16일까지 민간 체육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이 법은 정치와 체육을 분리해 지방선거나 총선 등 여러 선거에서 지역의 체육단체가 정치적으로 동원되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으로 개정됐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