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관 해치고 교통체증 유발
- 市, 최대 450% 고정 유력
- 건설사 직격탄 반발 클 듯

부산시가 상업지역 내 우후죽순 들어서는 주거복합건축물의 용적률을 대폭 낮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해운대구 엘시티나 남구 W 등 주거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주거복합건축물이 최근 급증하면서 상업지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해안가 같은 주요 지역이 주거시설에 점령당해 교통체증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해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12일 부산시와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상업지역 주거복합건축물 중 주거용 시설의 최대 용적률을 450%로 고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이를 위해 2016년 7월부터 2019년 6월까지 3년간 부산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건축물 준공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이 기간에만 188건(일반상업지역 185건, 근린상업지역 3건)이 준공됐다. 평균 대지면적은 1179㎡, 건폐율 67.5%, 용적률 682.7%다. 평균 주택 면적 비율은 70%였는데,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을 포함하면 91%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업지역에 있지만 상업·업무 시설이 아닌 사실상 아파트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 같은 ‘편법’으로 인해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진다. 전망이 좋은 해안가에 개인 소유의 초고층 주거시설이 입지해 해안경관이 사유화되고, 주거시설이 과도하게 조성돼 교통 혼잡이 빚어지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특히 상업지역은 상업이나 업무, 서비스가 밀도 있게 기능할 수 있도록 건폐율과 용적률을 최대한으로 적용하는데, 이처럼 주거시설이 점령하면서 그 취지가 무색해졌다고 시는 판단한다. 그러나 현재 조례로는 이를 제한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부산시 도시계획 조례에 따르면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건축물은 주택 연면적 비율에 따라 용적률이 차등 적용된다. 중심상업지역은 660~1300%, 일반상업지역 600~1000%, 근린상업지역 540~700%다. 그러나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사용되더라도 허가 땐 ‘주택’에 포함되지 않아 용적률 제한이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부산과 비슷한 상황을 겪은 서울, 인천 광주는 오피스텔을 주거용으로 분류하거나 용도용적률을 이미 개선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도 ▷주거용 시설의 최대 용적률 고정 등을 포함한 용도용적률 수정 ▷인센티브 용적률 정비 ▷오피스텔을 주거용 시설로 분류 등을 검토한다.

하지만 실제로 이 같은 방안이 적용돼 용적률이 낮아지면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져 주거복합건축물에 주력해온 건설사는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시의회 고대영(더불어민주당·영도1) 의원은 “건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여서 충분한 숙의기간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며 “공청회 등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