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시, 내일 ‘직원 헌혈의 날’
- 경찰청·BNK 등도 동참 나서

11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 입구. 현관문 앞에는 대한적십자사 박경서 회장 명의의 헌혈 참여 호소문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혈액저장냉장실은 적막했다. 평소라면 노란색 바구니에 혈액형별 혈액이 꽉 차 있어야 하지만 거의 텅 비어 있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 헌혈지원팀 임아현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 전파 우려로 헌혈자가 크게 줄어 혈액 보유량이 급감했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 부산지역 일일 혈액 보유량은 2.4일분에 불과하다. 혈액 수요가 많은 O형은 1.7일분밖에 없다.

11일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에서 직원이 텅 빈 혈액저장냉장실을 정리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부산지역 혈액 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혈액 재고 단계는 1일 평균 혈액 소요 예상량을 토대로 1일분 미만은 ‘심각’, 2일분 미만은 ‘경계’, 3일분 미만은 ‘주의’, 5일분 미만은 ‘관심’ 단계로 분류된다. 5일분 이상은 비축해야 혈액 수급이 원활한데 부산은 평균적으로 주의 단계인 셈이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당시와 비교해도 상황이 심각하다. 메르스 확진자가 발생한 2015년 5월께 헌혈자 수는 전년과 비교해 550명가량 줄었지만, 신종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난달 20일부터 현재까지 부산의 헌혈자는 평소 대비 약 30%인 2800여 명이 줄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 국민이 헌혈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 박시영 헌혈지원팀장은 “혈액의 집을 방문해 헌혈하는 헌혈자도 예년과 비교했을 때 줄었다”며 “직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 소독에도 더욱 신경 쓴다”고 말했다. 이어 “헌혈은 건강한 사람만 할 수 있으므로 전염병 감염 우려는 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혈액 수급이 여의치 않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단체헌혈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진다. 부산시는 다음 달 시행할 예정이었던 ‘직원 헌혈의 날’을 이달 12일로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해군작전사령부 53사단 등 군부대와 BNK금융그룹 한국거래소 부산교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기관도 직원 단체헌혈을 할 예정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