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강풍 특보가 내려진 울산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또 이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 1대가 추락해 탑승자 2명 중 1명은 구조됐지만 1명은 실종 상태다.

　19일 오후 1시47분께 울산시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한 야산에서 원인 모를 산불이 발생했다. 이 산불로 밤 21시 현재 100㏊가 넘는 산림이 불탔다. 불이 확산하자 울주군은 인근 쌍용하나빌리지 아파트 1600여 가구를 포함한 주민 4000여 명에게 긴급 대피 지시를 내렸다.

　시소방본부와 산림청은 16대의 헬기와 소방차와 산불진화차 81대, 3000여 명의 진화인력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건조한 데다 강풍까지 불어 좀처럼 불길을 잡지 못했다. 산불은 초속 10.4ｍ 속도로 서동풍을 타고 인근 회야댐 습지 지역으로 번지고 있어 밤에도 진화 작업이 계속될 전망이다. 아직 정확한 피해 규모는 나오지 않았다.

　한편 이날 산불 진화 과정에서는 2명이 탑승한 헬기 1대가 추락해 부기장 최모(47)이 실종되고, 기장 현모(56) 씨는 구조됐다. 담수량 2500ℓ 규모의 벨214 B1 기종인 이 헬기는 사고 당시 저수지에서 물을 뜨는 과정에서 중량을 못 이겨 인접 산비탈에 추락한 뒤 저수지에 빠진 것으로 시소방본부는 추정한다. 시소방본부는 울산지역 전 소방 구조대원을 헬기 추락 현장으로 보내 실종자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추락한 헬기는 미국 벨사가 2000년대 초반 제작한 것으로 민간 항공사인 헬리코리아 소속으로 울산시가 올해 한 해 8억 원을 주고 180일 동안 임차했다.

　이날 오전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울산에는 최대 순간풍속이 시속 45∼70㎞(초속 12∼20ｍ)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또 이달 13일부터 일주일째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어서 대기가 건조한 상태다.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