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 차단과 시정현안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

더불어 성차별적인 인식과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가겠다고 덧붙였으나 구체적인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시 차원의 진상조사도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선언적 의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변 대행은 24일 부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차질없는 시정 운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확산과 지역경제 침체로 힘든 시기를 겪는 시민에게 걱정을 끼쳐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변 대행은 우선 피해자 2차 가해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특별감찰 기간을 정해 피해자 신상공개, 피해사실에 대한 반복적 언급 등으로 2차 가해가 발생하지 않는지 감찰하고, 가해사실이 확인되면 중징계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변 대행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부산시 내의 성차별적 인식과 조직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는 성인지감수성 관련 조직진단 등을 통해 조직 내 성차별적 관행과 제도는 없는지 실태를 파악하고, 성인지 감수성 향상과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부산성폭력상담소 등에서 요구한 시장 직속 전담기구 설치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변 대행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부산시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진상조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잘라 말했다. 변 대행은 “시장과 가장 가까운 고위 공직자들도 몰랐기 때문에 일반 직원들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응을 비롯한 시정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투입 재원을 총동원해 취약계층을 지원해 내수를 활성화하고, 관광 마이스 등 피해업종과 자동차·조선 등 기간산업에 맞춤형 지원으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변 대행은 “제가 권한대행을 한다는 사실 외에는 시정에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시의회 국회, 경제계와 시민사회 단체 등과도 공조체계를 한층 다지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비롯한 외부와 연결고리 역할을 해 온 정무직이 무더기로 면직되면서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권한대행은 공직자이고, 그래서 정치적 중립이다. 지금은 여야구분이 있을 수 없다. 부산지역 국회의원 모두가 우리편이라고 본다”며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변 대행은 “공직자 모두는 부산 시민의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시민과의 약속의 무게 또한 잘 안다. 시민들이 불안과 염려를 떨쳐낼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다시 출발하겠다”고 말했다. 하송이 기자 songya@kookje.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