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리고 오는 28일 첫 확진자 발생 후 100일을 맞는다. 한때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폭발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방역 당국의 노력이 어울어져 고비를 넘겼다. 26일 현재 국내 누적 확진자는 1만728명이고 신규 확진자는 10명 안팎으로 안정화된 모습을 보인다. 지난 100일을 되돌아보면 코로나19와의 총력전이 펼쳐졌고 ‘방역 한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범적인 대응이 이뤄졌다.

국내 첫 확진자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들어온 중국인 여성이었다. 당시 중국에서 우한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 방역망은 환자가 30명으로 늘어날 때까지 약 한달 동안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확진자의 절반 정도는 ‘해외 방문력’이 있었고, 나머지는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이었다. 초기에는 중국 후베이성 방문자가 확진 판정을 받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태국, 싱가포르, 일본에서 입국한 사람들로 확장됐다. 이때까지 확진자가 적어 이동 동선과 접촉자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졌다. 확진자의 진술은 물론 휴대폰 위치정보시스템(GPS),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을 비교해가며 역학조사가 진행됐다. 다행히 지역 감염, 집단 감염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2월 중순 신천지대구교회 신도인 31번 확진자가 나온 나온 이후 양상이 달라졌다. 폭발적, 기하급수적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로 확진자가 증가했다. 그것도 대구·경북에서 집중적으로 퍼졌다. 도화선이 된 것은 ‘신천지대구교회’였다. 31번 확진자와 함께 예배를 봤던 신도들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신천지교회 신도 전체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했다.

아직 신천지교회 내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처음으로 전파시킨 환자가 누구인지, 어떤 감염 경로를 거쳤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파악된 신천지교회 관련 확진자는 5000여 명이다. 대구·경북 확진자는 8000여 명이다. 또 대구·경북에서는 정신·요양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환자가 속출했다. 특히 고령의 환자가 많아 사망자도 적지 않았다.

부산에서도 지난 2월21일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온천교회 예배 참가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지만 신속한 확진자 동선 공개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당국의 효율적인 대처가 효과를 발휘해 위기를 넘겼다.

신천지교회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국내 확진자 발생도 ‘소강’ 상태에 들어갔다. 3월 중순부터 신규 확진자가 100명 아래로 떨어졌고 최근에는 10명 안팎이다.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가 크다고 보고 있다. 국내 발생은 잦아들었지만 ‘해외유입’ 사례는 한동안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해외유입 사례는 1000여 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현재 국내 상황은 안정세를 찾았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가을이나 겨울에 ‘2차 대유행’이 올 수 있다는 우려에 긴장감은 지속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조기 발견 시스템, 수도권 의료체계 정비, 치료제·백신 개발 적극 지원 등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김희국 기자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정례 브리핑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