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대형 원청회사 셧다운에

- 권고사직·무급휴직 등 실업 우려”

- 정부 고용유지 대책 등 포함 촉구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천지역 항공 관련 기업 노동자들이 생산량 급감으로 휴직, 권고사직 등 대량실업 사태가 우려된다며 실효성 있는 정부의 지원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 금속노조 경남지부 산하 아스트지회와 샘코지회, EEW지회 등 7개 지회로 구성된 사천 항공 산단 노동자연대는 27일 사천시청 앞 노을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는 항공 부품 제조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포함해 미래 성장 동력 산업인 항공우주산업을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자 연대는 “사천의 항공산업은 대부분 미국과 프랑스, 브라질 등의 해외 대형 항공기 제조업체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우리 노동자의 숙련된 기술력과 설비로 업무를 수행하는 구조였다”며 “이제는 대형 원청 회사가 자국의 셧다운 사태로 납품 물량을 받을 직원도 없으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미국 보잉사의 전미항공기계노조도 ‘미국의 사정이 나아지더라도 조업 재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테니 힘든 상황을 버티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자’고 한다”며 “원청 업체의 조업이 재개되더라도 회복 기간을 고려하면 국내 항공업계는 올해 안에 조업 재개가 어려운 실정이다”고 했다.

노동자 연대 측은 사천지역 항공부품업계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이 70% 이상 급감해 권고사직, 희망퇴직, 무급 휴직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이들은 “업계 전체 1만 2000여 명의 노동자 가운데 5000여 명이 실직으로 길거리에 내몰릴 어려움에 처했다”며 “정부는 항공부품업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포함시켜 미래산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은 6월까지 한시적이고 그 외 지원금은 사업주가 부담금조차 꺼리고 있어 활용되지 않는다”며 “국가가 노동자의 고용유지를 위한 지원책이 노동자의 강제 무급 휴직으로 변질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노동자가 정부 지원금을 개별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노조도 “우리의 항공 부품산업계는 위기를 맞고 있는 보잉과 에어버스와 같은 대형 항공사에 의존하고 있다”며 “협력 부품사가 어려움에 처하면 사천지역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기반이 흔들리는 어려움이 예상 된다”고 우려했다.

 이완용 기자 wy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