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해자 조사 이미 시행됐을 수도
- 오, 사퇴 23일만에 관사 짐 정리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조만간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사건에 대한 수사를 받고자 경찰 조사에 응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더불어민주당 부산 인사들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이 곧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는다. 부산 민주당 관계자는 “오 전 시장이 이번 주 경찰에 출석한다고 들었다. 구체적인 출석시기는 20일께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추행 사건은 통상 피해자 조사가 일차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 조사가 추후 진행되는데 이런 절차상 오 전 시장이 조만간 수사를 받는 것은 이미 피해자 조사가 시행됐다고 풀이할 수 있다. 하지만 보통의 성추행과 달리 시장이 연루된 사건이다 보니 조사 순서를 바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오 전 시장 측이 심리적 압박을 받아 먼저 소환조사에 응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피해자 조사 등 수사와 관련된 내용을 일절 밝힐 수 없다. 오 전 시장 소환 날짜나 계획도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오 전 시장 수사와 관련해 검찰로부터 2건의 추가 고발 내용을 이첩받아 수사를 시작했다. 지난 6일 미래통합당 ‘더불어민주당 성범죄 진상조사단’은 대검찰청에 오 전 시장과 부산시청, 부산성폭력상담소, 청와대 관계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강제추행, 성폭력처벌특례법 위반,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시민단체 ‘행동하는 자유시민’은 지난달 28일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사퇴 시점을 두고 청와대와 (오 전 시장 사이에) 사전 조율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오 전 시장과 청와대 공무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로써 부산경찰청은 오 전 시장 성추행과 관련해 모두 9건의 고발 사안을 수사한다.

한편 오 전 시장이 지난 16일 오전 7시30분께 부산 수영구 남천동 시장 관사에서 이사했다. 오 전 시장이 사퇴한 뒤 23일 만이다. 오 전 시장의 자녀가 관사에 도착해 이삿짐센터 직원을 불러 개인 물품 등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부터 시작된 이사는 오후 3시께 마무리됐다. 관사에서 나온 짐은 오 전 시장의 해운대구 자택으로 옮겨졌다.

부산시 관계자는 “관리유지비 등 정산할 부분이 있으면 확인해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이승륜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