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핵심 관계자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해 오 전 시장의 범행 혐의가 담긴 공증 문서를 확보했다. 피해자가 경찰에 피해 사실을 진술하면서 오 전 시장의 엄벌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16, 17일 오 전 시장과 측근 인사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오 전 시장의 소재를 파악,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압수했다. 오 전 시장 측근 인사의 휴대전화도 확보해 디지털포렌식을 시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오 전 시장 측과 피해자 측이 작성한 공증 문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증에는 오 전 시장이 강제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퇴하겠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 전 시장이 사퇴 기자회견을 한 지 20여 일 만에 경찰이 사건 해결의 실마리로 지목된 피해자 진술과 공증 문서를 모두 확보하면서 수사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경찰은 최근 오 전 시장 정무라인 인사들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이들이 성추행 사건 피해자와 접촉해 사퇴 공증을 하기까지 경위와 과정도 조사했다. 경찰은 조만간 오 전 시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대상, 내용과 오 전 시장 소환 시기 등 구체적인 수사 상황에 관해서는 밝힐 수 없다. 2차 피해를 우려해 성폭력 피해자와 관련된 사안도 미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전 시장을 보좌한 정무라인 중 한 명인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이 사직 의사를 철회하고 18일 부산시에 복귀하자 부산공무원노조가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는 등 반발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