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굣길
학교 정문에서 중앙 현관까지 이어지는 등굣길에는 철제 울타리마다 2m 남짓 띄엄띄엄 걸어둔 ‘거리두기’ 팻말이 눈에 띄었다. 중앙 현관에서 등교 지도 선생님이 발열체크와 손 소독을 진행하는 동안, 학생들이 질서 있는 거리 유지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식별 표지다. 팻말간 거리는 충분해보였다. 학생들이 ‘선’만 지켜준다면 적어도 감염 우려는 없을 듯하다. 대형 배너에도 ‘마스크 착용’이라는 글자를 크게 인쇄해 붙여두었다.

■ 중앙 현관
현관 입구 바닥에는 등교 지도 담당 선생님이 앉은 거리로부터 2m 정도 간격을 두고 발바닥 모양을 그려 두었다. 학생이 이 자리에 서면 선생님은 발열감지기를 통해 체온을 검사한다. 부산시 교육청 매뉴얼에 따르면 등교 시 검사에서 37.5℃를 넘는 학생은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발열 체크를 통과한 학생은 비치된 손 소독제를 사용한 뒤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받고 교실로 입실한다. 교내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

■ 교실
기자가 방문했을 때 각 교실에서는 말로만 전해듣던 ‘원격 수업’이 진행중이었다. 마침 비어있던 교실 안 책상들은 수능 시험장만큼 확실하게 거리를 유지한 채 옆 줄을 서로 지그재그로 교차해두었다. 교실 한쪽에는 당번 등이 청소 시 사용할 일회용 장갑과 소독제 등도 비치돼 있다. 매뉴얼에 따르면 학교에서는 담당을 정해 수업 전후로 5분간 환기를 실시한다. 또 교사는 매 수업마다 학생들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한 뒤에 수업을 진행한다. 한 학급 학생 수가 30명이 넘으면 반을 나눠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하는데, 이 경우 넓은 실내 공간 확보를 위해 남는 책상과 사물함 등을 모두 복도로 빼야 한다. 물론 과밀 학급에만 해당한다. 쉬는 시간에도 학생들은 공용 교구나 공동 놀이기구를 사용할 수 없다. 도서실과 컴퓨터실, 체육관 등 특별실 이용도 자제해야 한다.

■ 일시적 관찰실
‘일시적 관찰실’은 등교 후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적절한 지도를 받기 위해 머무는 별도 독립공간이다. 전파 우려가 있는 유증상자가 나오면 학교에서는 학생 보호자에게 연락해 협의 후 귀가 조치한다. 지침상 해당 학생은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검사를 받도록 돼 있다. 학교에서는 귀가한 학생에게 매일 2회 전화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 화장실
위생과 청결 상태가 중요한 화장실에서도 거리두기는 계속된다. 학교에서는 입구 앞부터 일정 간격마다 식별 표지를 두어 질서 유지를 돕고 있었다. 담당자는 화장실 출입문을 수시로 소독하고, 한번에 많은 학생이 몰리지 않도록 이용시간과 동선을 조정하게 된다.

■ 급식소
급식소 문 앞에도 식별 표지가 있다. 이때 기자 눈에 띈 것은 임시 칸막이를 올려둔 테이블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칸막이 유형은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다”고 설명했다. 임시 칸막이를 설치한 곳도, 학생들에게 휴대용 접이식 칸막이를 나눠주는 곳도 있다. 테이블에는 ‘X’자를 크게 인쇄해 책상과 마찬가지로 지그재그로 붙여두었다. 교육청 매뉴얼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좌석 배치 조정을 통해 학생 간 거리를 유지하고, 학년 또는 반별로 시차를 두어 배식시간을 분산해야 한다. 급식 종사자는 매일 2회 건강 상태를 확인받고, 배식 시 위생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착용한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급식을 마치고 수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지도를 한다. 신동욱 기자·구은지 인턴기자·김재헌 인턴기자 woogy0213@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