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렘, 기쁨, 당혹, 안타까움.’

부산을 포함해 전국의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올해 처음으로 등교해 수업을 시작한 20일 각 학교에는 다양한 모습이 교차했다. 오랜만에 만난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 웃음이 오갔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갑자기 증가하면서 교육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에서는 일부 학교에서 등교가 중지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더욱이 당장 등교 다음 날인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러야 하는 고3 학생의 마음은 무거웠다.

이날 부산 지역 고교 교실에서는 ‘집콕’에서 벗어나 친구를 만난 학생들이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만난 교사와 학생들도 대면 인사를 했다.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등교할 수 없다’는 학교의 사전 고지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쓰고 등교했다. 또 학생들은 이전과 달리 거리두기를 하면서 수업을 받고 점심 식사를 해 어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해운대의 한 고3 학생은 “어젯밤에 학교에 간다고 생각하니 셀레기도 했다”며 “하지만 눈앞에 닥친 모의고사와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을 생각하면 불안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날 등교한 고3 학생들은 21일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른다. 전국 1800여 곳의 학교가 응시하는 사실상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다. 지난달 치른 시험은 원격으로 시행해 성적을 내지 않았다.

한편 교육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32명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병원 감염과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이 지속하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인천에서는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5개 구의 고교 66곳의 등교가 중지됐다.

이처럼 고3 교실이 아직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정부는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지역사회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역사회 전체가 등교하는 학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개인위생 관리와 방역 강화에 애써 달라”고 말하면서 “산발적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고 해서 지금 현 (방역) 단계를 이전 수준의,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나 통제의 상황으로 바로 전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김희국 기자 kukie@kookje.co.kr

	고등학교 3학년 등교 개학 첫 날인 20일 부산 동래구 중앙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