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수소차 운전했다가 최고 300만 원 과태료 물 수 있습니다”.

　최고의 친환경 자동차로 알려진 수소차지만 관련 운전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몰 경우 과태료를 물게 한 현행 법규가 수소차 확산을 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

　9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현행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시행규칙 제51조에는 수소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2만1000원을 내고 3시간 동안 사이버 교육을 받도록 돼있다. 교육내용은 수소 특징과 사고 시 비상 대응 요령 등이 전부다.

　하지만 이런 교육을 받지 않았으면 대리운전 직업을 가진 사람이라도 처벌 받는다. 1회 적발시 150만 원, 2회 200만 원, 3회는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때문에 수소차를 구입했거나 하려는 사람의 불만이 많다. 특히 대리운전 기사들은 이런 규정 때문에 속칭 ‘콜’을 받고도 수소차일 경우 허탕치고 되돌아와야 하는 일이 허다는 것이다. 이들의 주장은 한 마디로 ‘왜 굳이 필요한 것 같지도 않은 규정을 만들어 운전자에게 불편과 불이익을 주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한 대리운전 기사는 “콜당 수수료로 고작 3000∼4000원을 버는데 과태료가 너무 과하다. 일회성 운전에 한해서라도 과태료 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 업계도 불만이다. 수소차 보급에 큰 장애요인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외치면서 이런 불필요한 규정을 두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주장했다.

　울산시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시는 올해 초 정부 관련 부처에 실무진 차원에서 법정 교육 완화·폐지를 요청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울산에는 수소차인 넥소 공장이 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1477대(전국의 21%, 4월 기준)가 운행 중”이라며 한때 LPG승용차도 비슷한 규정이 있었지만 비현실적이라는 이유로 2년 전 폐지됐음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가스안전공사 관계자는 “수소차 보급이 보편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운전자 교육 폐지는 섣부르다”며 “LPG 차량은 30년 넘게 운행돼 안정성이 검증됐고, 보급률도 높기 때문에 수소차와 단순 비교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