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격자 “펑 소리 나면서 불 나”
- 한전 측 “송전선과 무관” 반박
- 최종 원인 규명 땐 파장 부를 듯
경남 양산시와 한전 등 관계기관이 지난 9일 발생한 양산시 동면 금정산 산불 관련 합동조사에 나서 고압송전선로에 의한 발화여부가 규명될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경남에서는 공식적으로 고압 송전선이 산불 발생 원인으로 확인된 적이 없어 이번 조사에서 송전선이 산불원인으로 드러나면 상당한 파장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양산에는 야산 곳곳에 송전탑과 송전선이 설치돼 있는 데다 이들 송전선이 주거지와 가까운 곳을 지나고 있어 이번 산불 원인 조사가 주목받고 있다.
양산시와 양산경찰서, 한국전력 부산·울산본부, 경남경찰청 과학수사대 등 관계기관은 지난 15일 오전 동면 석산리 일대 산불 발화지점에서 화인을 밝히기 위한 현장조사를 벌였다고 16일 밝혔다.
조사단은 이날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의 현장사진을 찍는 등 채증 작업을 진행했다. 또 목격자가 송전선이 발화원인이라고 지목하는 곳에서 전기선과 나무가 맞닿는지를 측정하는 작업도 벌였다.
동면 산불 원인과 관련, 양산시는 산 속의 고압 송전선에서 스파크가 발생해 불꽃이 수목으로 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송전선 부근에서 일하던 최초 신고자가 송전선에서 ‘지지직’ 소리가 나고 3, 4분 지나자 스파크에 의한 불꽃과 함께 ‘펑’하는 소리가 나면서 불이 났다고 시에 신고했다”면서 최초 목격자 진술을 유력한 정황증거로 꼽았다.
시는 최초 발화지점의 송전선이 10ｍ 높이로 비교적 낮게 설치돼 주변의 나무와 접촉하기 쉬운 여건도 주목한다. 나무 등 이물질과 송전선이 부딪혀 마찰 등에 의해 산불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시 주변에 불이 날 다른 요인이 없었다는 점도 시가 송전선을 유력한 화인으로 꼽는 이유다.
반면 한전은 송전선과 산불과는 전혀 관계없다는 입장이다. 한전 측은 산불발생 당시 문제의 송전선 차단기가 작동하면서 전압전류 위상차 수치가 나왔는데, 수목 등과 접촉했을 때 나오는 수치의 평균값보다 2.59배 낮게 나왔다고 밝혔다.
한전 측은 이러한 수치는 연기가 발생해 송전선 차단기가 작동할 때 나오는 수치로, 이는 시가 주장하는 송전선 스파크에 의한 발화가 사실이 아님을 입증하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전 관계자는 “정확한 산불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객관적인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예단으로 송전선을 화인으로 꼽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srkim@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