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부터 어린이집 운영하며
- 1층 무단 용도변경해 가족 거주
- 공과금 3964만 원도 회계 처리
- 부산시 특사경, 대표 검찰 송치

부산지역 사회복지법인 대표가 법인 건물을 가족의 주거시설로 무단 용도변경해 사용하다가 부산시에 적발됐다. 법인 대표 가족은 법인 건물을 주거지로 사용하면서 발생한 전기 및 수도요금까지 법인 자금으로 납부했다.

부산시 특별사법경찰과는 무허가 용도변경 및 회계 부정 등의 혐의로 사하구 A사회복지법인 B 대표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B 대표는 모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2007년 말 어린이집 건물 1층(약 135㎡)을 본인 가족의 주거시설로 사용해왔다. A법인은 비영리 법인이라 목적사업을 위한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기본 재산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B 대표의 행위는 무단 용도변경에 해당한다.

B 대표는 또 2013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이곳의 전기·수도요금 총 3964만7110원을 법인 회계로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 명의의 재산을 본인 가족을 위한 공간으로 무단 사용한 것도 모자라 각종 공과금까지 법인 재산으로 회계 처리한 것이다. 부산지역 어린이집 관계자는 “사회복지법인은 관련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운영돼야 한다”며 “국가 예산을 받아 사적으로 수년간 사용해온 자체로 기관의 존재 이유와 신뢰를 잃은 셈”이라고 말했다.

특사경은 B 대표가 사회복지법인 수익사업 수익금을 목적 외로 사용하고 목적사업의 기본재산을 허가받지 않고 무단 용도변경 및 임대하는 등 부정을 저질렀다고 판단해 대표이사 해임 처분을 내렸다. 사회복지사업법상 회계 부정이나 인권침해 등 현저한 불법행위나 그 밖의 부당행위 등이 발견됐을 때 시장은 법인 임원을 해고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B 대표의 경우 목적사업이 아닌 자신 개인 용도로 법인 재산을 임의로 사용해온 것이 확인된 만큼 관련법에 따라 해임했다”며 “행정절차법에 근거해 당사자에게 처분을 통지했으며 의견 제출을 받아 검토한 뒤 법인 대표이사 해임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A 법인은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사하구로부터 지난해에만 약 2억2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사회복지법인 관리규정에 따라 시와 사하구가 사회복지법인의 관리 감독 책임이 있으며 어린이집 시설의 감사 및 지도·감독 부분은 구가 맡아 연 1회 이상 조직 운영 전반과 회계 감사 등을 진행해야 한다. 구는 지난해 해당 어린이집 감사를 실시했지만 B 대표의 이 같은 불법 행위를 찾아내지 못했다. 구 관계자는 “당시 감사에서 부정행위가 왜 적발되지 않았는지 한 번 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