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오산서 휴가차 방문 많아
- 마스크 쓰지 않고 음주운전도
- 부산 35개 시민단체 모여 규탄
- 경찰 소극적 대응도 도마 올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앞 구남로에서 시민을 향해 폭죽을 난사한 주한미군(국제신문 지난 6일 자 8면 보도)의 행태에 시민의 분노가 확산했다. 이들은 음주운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상당수의 외국인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지역 관광지를 활보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졌다.

	부산민중연대 등 35개 지역시민단체가 6일 남구 용호동 주한 미해군사령부 앞에서 주한미군의 폭죽 난동 행위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je.co.kr

부산민중연대 등 35개 지역시민단체는 6일 남구 용호동 주한 미해군사령부 앞에서 코로나19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시민에게 폭죽을 마구 쏜 주한미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단체는 “미군들이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인데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떼를 지어 거리를 활보하면서 술에 취해 서로 싸움판을 벌이는가 하면 시민을 향해 정면으로 폭죽을 터트리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우리 국민이 코로나19를 극복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와중에 주한미군은 무슨 특권으로 마스크도 쓰지 않고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느냐”고 비판했다.

지난 4일 구남로 일대에서는 20대의 미군 A 씨가 폭죽을 난사한 혐의(경범죄처벌법 위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이날 미군의 교통사고 2건과 음주운전 1건을 적발했다. 당시 이들은 미국 독립기념일을 맞아 대구, 경기도 오산·평택 등지의 부대에서 휴가를 나와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해운대구 집계 결과 해운대해수욕장 일대를 찾은 외국인 방문자는 2000여 명이었다.

경찰의 미온적인 대처도 도마에 올랐다. 미래통합당 하태경(해운대갑) 의원은 “사람을 향해 폭죽을 난사한 것은 불꽃놀이를 한 게 아니라 상해를 기도한 것이다. 경찰의 안이한 안전의식이 우려된다”면서 “사람이나 건물을 향해 폭죽을 난사한 사람이 한두 명이 아니라고 한다. 경찰은 시민의 신체에 위해를 기도한 외국인들을 모두 체포해 엄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찰청은 “미군과 외국인들이 방문할 것을 예상해 경찰력을 늘렸고, 폭죽으로 인한 인명 및 물적 피해가 없는 상황에서 경찰력을 동원하면 또 다른 돌발 사태가 우려돼 해산 위주로 대응했다”며 “향후 유사한 일이 벌어지면 강력하게 대처하고, 미군과 미영사관에도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이런 가운데 해운대해수욕장 등 시내 주요 관광지를 찾은 외국인의 마스크 미착용 행태도 여전하다. 관할 지자체가 영어로 마스크 착용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외국인은 공무원을 조롱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의 한 상인은 “휴가철이 되면 코로나19로 해외에 나가지 못한 외국인들이 대거 해운대에 찾을 것인데, 저렇게 폭죽을 쏘고 술에 취해 마구잡이로 행동하면 내국인들이 오겠느냐”며 “경찰과 지자체가 범죄에 준하는 외국인의 일탈을 막지 않고 뒷짐만 지고 있는 느낌을 준다”고 당국의 대처를 맹비난했다.

한편, 주한미군은 이날 오후 늦게서야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주한미군은 “해당 혐의를 인지하고 있으며 현재 그들이 주한미군에 소속된 이들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당시) 상황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