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대본·지자체 귀성 자제 분위기 조성
- 코레일, 승차권 창가 좌석만 예매 허용
- 올해 벌초 대행 수요 급증 … 업계 특수

경기도 화성시에 거주하는 A(45) 씨는 이번 추석에 고향인 부산을 방문하지 않기로 했다. A 씨는 “최근 직장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발칵 뒤집어졌다”며 “확진자와는 부서가 달라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혹시라도 가족에게 해를 끼칠까 걱정되는 마음에 올해 명절에는 집에만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직장인 B(38) 씨도 경기도 안성 고향집 방문을 고심 중이다. B 씨는 “기차역에 인파가 몰릴까 우려돼 다른 가족은 부산집에 머무르고, 혼자만 본가에 다녀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13일 추석을 앞두고 부산 금정구 영락공원에서 가족이 벌초를 하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9월 30일~10월 4일)을 특별방역기간으로 정해 전국에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에 준하는 방역조처를 적용할 계획이다.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도 전년 대비 절반 정도 수준에 그쳤다. 한국철도(코레일)는 추석 연휴 승차권을 예매한 결과 전체 좌석의 23.5%인 47만 석이 팔렸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추석 당시 팔린 85만 석의 55.5% 수준이다. 정부가 감염병 확산을 막고자 귀성 자제를 권고하면서 한국철도가 거리두기 차원에서 창가 좌석만 예매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추석을 앞두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와 각 지자체는 고향 방문 자제를 권고하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보냈다. 중대본은 지난 12일 ‘벌초, 올해는 벌초 대행 서비스 활용 어떠십니까. 이미 출발하셨다면 소수 인원으로 현지 만남을 최소화하여 코로나 예방에 동참 바랍니다’라는 긴급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진주시청은 지난 10일 ‘부모님이 야야 고향에 오지 말고 집에서 지내거라, 전화해 주셔서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이 됩시다’라는 재난문자를 보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벌초 대행업계도 특수를 누린다. 부산지역 한 벌초 대행업체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로 전년 대비 고객 문의가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벌초대행 서비스의 가격은 봉분 1기당 평균 10만 원대인데 산소 위치 등에 따라 추가 금액이 붙는다. 또 벌초 대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벌초 대행 가격도 10% 이상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