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지역대 진학 10%에 그쳐
- 인재 유출 타개 고육지책 ‘주목’
- 중소기업 취업 지원 등도 계획

경남 김해시가 내년부터 김해 지역에 소재한 고교를 졸업한 후 지역 내 대학에 진학하는 모든 학생에게 대학 입학 장학금을 지급한다. 지자체 가운데 이처럼 파격적인 장학금 제도를 도입한 곳은 전국적으로 드물다. 인재 유출이 상대적으로 심각해지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허성곤 김해시장은 4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하고 “다음 달 초 자체 출연으로 미래인재장학재단을 출범시켜 첫 번째 사업으로 이 사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대학별 신입생이 확정된 이후인 내년 3월께 입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이 대책을 통해 지역 대학 신입생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시는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출범할 미래재단에 내년까지 15억 원 정도를 출연할 예정이다.

올해 김해에 있는 고교 졸업생은 5800명으로 이 중 약 10%인 590여 명이 지역 내 4개 대학에 진학했다. 인제대 381명, 가야대 72명, 장신대 34명, 김해대(전문대) 106명이다. 내년도 올해와 규모가 비슷하다면 대학 입학금을 100만 원 선으로 볼 때 600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데 6억 원이 든다. 시는 장학재단이 완전히 자리를 잡기 전이어서 내년 첫 번째 입학금 지원 규모는 다소 적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연차적으로 장학재단 규모를 고려해 조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여기다 대상자도 성적 중심의 장학사업을 예체능 특기생 지원으로 확대하고 지역 중소기업 취업 때 지원하는 등으로 지원책을 다양화해 나갈 계획이다. 7500개의 지역 중소기업에 인재를 취직시켜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도 숨어 있다.

시가 입학 장학금을 지급하게 된 것은 인재 유출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인구 54만 명의 중견급 도시인데도 국립대가 없고 대학이 많은 부산과 창원 등지에 학생을 뺏기는 게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장학금 지급이 실현되면 경제 상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들의 부담을 상당 부분 덜어줄 전망이다.

새 장학금 제도의 실효성 여부를 놓고 논란도 있지만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김해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새 장학금 제도는 일단 김해와 비슷한 수준의 다른 지역 대학 진학자를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당장의 성과보다 어려운 여건을 타개하려는 지자체의 시도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허성곤 시장은 “수도권 대학으로의 쏠림과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역 대학이 위기에 부닥쳐 안타깝다”며 “지역 대학과 규모가 비슷한 인근 도시 대학으로의 진학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동필 기자